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한국씨티은행)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한국씨티은행)

[컨슈머뉴스=정성환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한국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를 확정하면서 이에 따른 고객 이탈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씨티그룹의 발표와 관련해서 향후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 본사인 미국 씨티그룹은 씨티은행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영상회의를 진행하면서 소비자금융 시장 철수 계획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호주 등 13개 아시아와 동유럽 지역 소매금융 사업을 매각한다"며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한 결과 자산관리 부문에 집중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힌 13개 지역은 한국 호주 바레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러시아 대만 태국 베트남이다. 13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 소매금융과 자산관리 사업을 싱가포르와 홍콩, 아랍에미리트, 런던의 4개 허브에서 관할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17년 전국에 있는 영업점 규모를 129개에서 39개로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이후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쪽으로 역량을 집중해왔다.

지난 1월에는 지점 수를 더 줄이면서 총 영업점 수가 기존 43개에서 39개로 축소됐다. 그러다 이번 결정으로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겨 영업을 이어가되,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 사업은 완전히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2019년 2794억원에 비해 3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소매금융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줄었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씨티그룹은 1967년 국내 지점 영업을 시작으로 2004년 한국씨티은행을 출범시킨 이래 줄곧 한국 시장에 집중해왔다"며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 임직원은 3500명으로, 이중 소매금융 분야 종사자는 939명이다. 소매금융을 위한 점포수는 36개다.

소매금융 여신은 16조9000억원으로, 시중은행 전체 소매금융 자산(620조2000억원)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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