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8원 특별 배당...총수 일가에는 1조 넘게 배당

(사진=MBN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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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뉴스=정진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36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주주에게 파격적인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 총수 일가만 배당금이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삼성전자 실적 공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부진했던 삼성전자가 3분기 들어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흐름을 활용해 기대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36조 원가량으로 전년보다 29% 넘게 증가했다. 영업이익 규모로는 2013년 이후 네 번째로, 반도체 슈퍼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매출은 237조 원가량으로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순이익은 21% 넘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천5백 원이 넘는 파격적인 특별배당금을 더해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상속세 재원 마련이 관심인 가운데 총수 일가의 배당금은 1조 원을 넘게 됐다.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이번 배당금이 1조 2천억 원을 훨씬 웃돌아 '배당 잔치'를 벌이게 됐다.

삼성전자의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은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 시설투자 확대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별배당 先반영…주가 2.2%↓
성장성에 배당 매력 커져 긍정적

삼성전자가 28일 특별 배당 실시와 향후 3년간 배당 규모 확대를 발표한 것은 대주주와 소액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이 부회장이 내야 할 주식 상속세만 11조원에 이른다. ‘동학 개미 운동’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배당 확대 목소리가 커졌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주
주환원에 소홀했다간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특별 배당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곳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6억3869만 주, 우선주 85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4분기 배당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보통주에서 1조2339억원, 우선주에서 164억원 등 총 1조2503억원이다. 이 부회장 등 대주주들이 받을 배당금도 상당하다. 이 회장(보통주 4.18% 보유)과 이 부회장(0.70% 보유)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각각 4828억원과 812억원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22% 하락한 8만3700원에 장을 마쳤다. 특별 배당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조정장에서 하락을 막기는 어려웠다는 평가다. 향후 3년간 특별 배당 지급 기준을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로 유지하고, 연간 기본 배당금 상승폭을 2000억원으로 정한 것이 시장의 기대에 다소 못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9만원대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신규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특별 배당을 받으려면 작년 말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했기 때문에 오늘 주가에는 일종의 배당락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길게 보면 호재”라는 반응도 나왔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맞아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추가 배당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성장성에 배당 매력이 더해진 만큼 장기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M&A도 예고

한편, 지난해 38조 원대를 투자한 삼성전자는 올해도 메모리는 물론, 사운을 건 시스템 반도체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 축소를 위한 투자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유 재원을 적극 활용해 전략적 시설 투자 확대와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의미 있는 인수합병 가능성도 예고했다.

삼성의 소규모 기술기업 인수는 그간 여러 차례 있었지만 2017년 자동차 전장 회사 하만 인수 뒤 M&A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한해 삼성전자는 슈퍼 호황기에 접어든 반도체를 앞세워 작년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지만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확산으로 '비대면 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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