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 위기 진단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프리미엄 제품 '고강도 쇄신'
조직개편·인사 혁신 뒤따를 듯

[컨슈머뉴스=오정록 기자] 삼성전자가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마트폰 사업부(무선사업부)에 대대적 수술 예고를 냈다. 지난해 IM(IT·모바일)부문 '연매출 100조원' 신화가 8년 만에 붕괴되고,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지각변동을 예고하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위기감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8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산하 무선사업부에 대한 전방위적인 경영진단을 진행하고 있다. 무선사업부 경영진단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던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의 경영진단은 통상 실적악화 사업부를 대상으로 원인을 규명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진단은 3개월 정도 걸린다. 해당 사업부는 달성 가능한 강도 높은 경영목표치를 제시받는다.

이번 진단은 고가 라인인 플래그십 쪽이 집중 점검 대상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대비 부진한 플래그십과 관련, 조직의 시스템 문제를 찾고 라인업 재정비 및 전략 수정 등의 솔루션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도마에 오른 무선사업부의 실적은 준수한 편으로 선제적인 컨설팅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IM부문 매출이 99조5875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줄긴 했으나 영업이익은 11조4727억원으로 23.7% 늘었다.

하지만 회사는 이익 증가보다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IM 매출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1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IM부문은 2012년 역작 갤럭시S2와 S3, 갤노트2의 대성공을 발판으로 노키아와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때부터 '연매출 100조'는 당연한 IM 실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다.

갤노트7 발화 사건이 있던 2016년에도 매출은 100조원을 지켰다. 같은 기간 줄곧 20%를 유지했던 점유율도 지난해 19%로, 올 1·4분기엔 18%로 내려앉았다. 애플과 점유율 격차는 고작 2%포인트 이하로 언제든지 1위를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은 비용을 아끼면 늘릴 수 있지만 매출 감소는 전체 사업 역량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며 "지난해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며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이는 등 배수진을 쳤지만 100조원 둑이 깨진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경영진단은 실패의 책임을 묻고 쇄신하기 위한 '전가의 보도'로 활용돼 왔다.

경영진단 다음에는 어떤 식으로든 인사, 조직개편, 관리프로세서 등의 변화가 뒤따른 만큼 노태문 사장 2년 차를 맞는 무선사업부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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