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정성환 기자] 9조 원에 가까운 빚이 있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정작 임직원에게는 연 1%대 매우 낮은 금리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받은 '임직원 주택구입자금 및 임차금 지원 현황'을 보면 공사는 소속 직원의 주택구입자금과 임차금에 대해 지난해 연 1.58%의 저금리 이자 혜택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의 주택구입자금 이율 추이를 살펴보면 2000년 7.5%에서 지난해 1.58%까지 낮아졌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이 혜택을 받은 임직원은 총 1천89명으로, 지원 금액으로 따지면 792억 원에 달했다.

정운천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 운용 지침'을 통해 공사와 준정부기관이 직원을 위한 주택자금 융자를 지원할 때 대출이자율은 '시중금리 수준'을 고려해 결정하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지난해 시중 금리는 3.42%, 올해 현재는 3.3∼4.3% 수준인 점을 보면 지침을 어겨가며 직원을 위해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사가 경영이 어렵다면서도 지난 5년간 임직원에게 총 3천922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점도 지적됐다.

정 의원은 "'최근 5년간 성과급 지급내역'에 따르면 경영성과가 없는 장기위탁교육생도 성과급을 받았다"며 "직원 123명에게 인당 1천만∼3천만 원의 교육비를 들여 장기위탁 교육을 보내면서 21억 4천만 원의 성과급까지 지급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해 기준 8조 7천511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고, 올해 추정치는 9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대행사업과 지자체 수탁사업이 총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자체 사업 비율은 2%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한 해 평균 1천460억 원의 부동산을 팔아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막대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직원에게 1%대 금리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한 지원"이라며 "매년 승계자산을 매각하며 버티는 공사가 장기교육위탁생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방만 경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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