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 충격 대비하라...가상 화폐는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

짐 로저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캡처)
짐 로저스 (사진=조선일보 유튜브 캡처)

[컨슈머뉴스=정진영 기자] “아마존, 구글 등의 주가에 버블(거품)이 끼어 있어요. 글로벌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도 그래요. 한국의 서울, 뉴질랜드 등에는 버블이 있어요.”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Rogers·79)는 지난 24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 온라인으로 출연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3대 자산 시장에 모두 거품이 끼어 있다고 했다.

짐 로저스는 1969년 역시 세계적인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와 퀀텀 펀드를 세워 10년 동안 무려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37살에 은퇴했지만, 1987년 블랙 먼데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붕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경제 위기 때마다 한발 앞서 위기를 예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미국 등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위기 등에 대응한다고 막대한 돈을 찍어내는 게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서 거품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거품이 가장 많이 낀 시장으로는 채권 시장을 지목했다. 그는 “40년간 이어진 채권 강세장은 조만간 금리가 다시 올라가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가 되면 끝이 날 것”이라고 했다. 주식, 부동산엔 아직은 일부만 거품이 끼었다고 했다. 채권 시장에 대해서는 “역사상 채권이 이렇게 비쌌던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식 시장 거품에 대해선 “아마존, 구글 등은 매일같이 오르고 있다”며 “다만 모든 주식이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증시에) 완전한 버블이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와 있다”며 “현재 미국 정부는 일시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금 미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인플레가 지속적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뒤늦게 금리 인상과 돈줄 죄기 등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몇 주나 몇 달을 가는 게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면서 시장 금리가 오르는 기간도 오래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시장의 강세장이 막을 내린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짐 로저스는 “금리가 오랜 기간 상승할 것”이라며 “살아 남는 방법을 생각해 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몇 년간 금리가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자산에 투자해야 할까. 짐 로저스는 “지금 세계 시장에서 가장 싼 자산군은 원자재”라고 했다. 짐 로저스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은(銀) 동전을 들어 보이면서 “은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가에서 50%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했다. 또 “설탕은 사상 최고가에서 70% 낮은 수준이고, 원유도 (사상 최고가에서) 50% 낮다”고 했다. 짐 로저스는 “원자재에는 버블이 없다고 본다”며 “저라면 지금 주식보다는 원자재를 사겠다”고 했다.

짐 로저스는 가상 화폐에 대해선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수천 개의 암호 화폐가 있지만, 이미 수백 개가 사라지고 가치가 제로(0)가 됐다”며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거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짐 로저스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으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Buy low, sell high)’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싼 것을 찾아 분석한 후 우선 투자하면 제가 틀렸다고 해서 아마도 많은 돈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싼 것을 찾는 게 저의 가장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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