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히 주가 13% 넘게 빠져..."투자심리 악화 불가피”

메리츠금융 본사 사옥  (사진=메리츠금융)
메리츠금융 본사 사옥 (사진=메리츠금융)

[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메리츠금융그룹 3사가 배당성향 축소에 나서면서 하루 새 주가가 급락했다. 증권가는 이들 3사의 주주환원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당분간 주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17일 데일리안에 따르면 이날 메리츠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3.83% 하락한 420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15.56% 하락한 1만6550원에, 메리츠화재는 16.78% 빠진 1만7600원에 각각 마감했다.

이러한 주가 급락은 지난 14일 장 마감 이후 주주환원 정책 공시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으로 배당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3년 메리츠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은 66%, 메리츠화재는 35%, 메리츠증권은 38%대였다는 점에서 배당이 큰 폭 축소된 것이다.

사측은 배당성향 하향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날 증권사들은 줄줄이 보고서를 통해 메리츠3사 공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특히 KB증권은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각각 4000원(-16.7%), 1만7000원(-20.9%)으로 낮춰 잡았다. 이베스트증권도 메리츠화재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전환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은 320원으로 배당성향은 39.6%였다”며 “그러나 배당성향 10%를 반영하면 올해 DPS 전망치는 70원”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또 “자사주 매입 소각 규모와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 환원율 하락 우려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통상적으로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 연구원은 “향후 자사주 매입 정책 발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메리츠 3사의 핵심 투자포인트는 배당으로, 당분간 주가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반면 이러한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날 메리츠화재의 투자 의견을 매수와 중립 사이 단계인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보험사라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며 “단기적으로 주가에 대한 영향은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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