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예능 속 연애요소, 꼭 필요한가요?
[기자 수첩] 예능 속 연애요소, 꼭 필요한가요?
  • 김현지 기자
  • 승인 2021.03.3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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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뉴스=김현지 기자] 버라이어티, 토크쇼, 육아, 관찰, 오디션, 음악까지 예예능프로그램이 다루는 주제는 정말 다양하다. 요리를 개발해 편의점에 직접 출시하기도 하며 처음부터 PPL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도 있었다. 이외에도 데이트 방법 추천, 부동산 중개, 특정 인물에게 인생에 대해 배우고 조언을 듣는 등 예능의 한계는 끝없이 뻗어 나가고 있다. 

각각의 색깔이 너무나도 강해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 힘든 예능 프로그램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소스가 있다. 바로 '연애'다. 해당 프로그램에 누가 나오든, 어떤 취지로 시작했든 연애요소는 빠지지 않는다. 아기부터 어린이 혹은 연예인의 자녀나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혼인을 하지 않은' 여와 남이 있다면 어떻게든 커플을 엮는다. 이렇듯 무분별한 커플만들기는 방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며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린다.

코미디언 부부의 리얼한 생활을 보여주는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에는 각 부부의 자녀가 출연한 적이 있다. 이들의 출연으로 해당 부부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으며 여러 에피소드가 등장해 재미가 더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다음번엔 또 다른 부부의 자녀와 게스트로 나온 코미디언의 자녀도 등장했다. 출연진은 나이가 비슷한 자녀들끼리의 소개팅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자녀들의 연애 기류에 연출이 집중되다 보니 정작 주인공인 코미디언 부부는 잘 비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해당 프로그램에선 오래 알고 지낸 선후배 사이인 코미디언 신봉선과 지상렬을 엮기에도 바빴다. 어떻게든 둘의 작은 대사라도 잡으려는 노력으로 해당화의 주인공이었던 팽현숙, 최앙락부부는 반찬 역할을 자처했다. 연출 또한 둘 사이의 연애 기류에만 집중돼 부부 관찰 예능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렸다.

대표적인 육아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연애 조장은 존재한다. 너무 어린아이들에게도 마치 성인의 연애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씌워진다. 같이 놀던 친구가 집에 가야 하는 상황에 서운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잡아 좋아하는 사람을 떠나보내 그리워하는 듯한 느낌을 잡는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사이좋게 지내면 그 둘은 '슈돌의 공식 커플'이 된다. 그리고 둘의 행동마다 하트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사랑이 들어있어 나오는 애정행각으로 노출시킨다. 그러다가 둘 중 한 명이 다른 친구와 노는 장면이 포착되면 '왜 버렸냐', '날 두고 어디 가냐' 등의 자막과 함께 남아있는 아이의 허탈함을 최대한 극대화한다.

심지어 이혼 부부의 이혼 후의 동거 일상을 담은 <우리 이혼했어요>에서도 커플 매칭은 이어진다. 헤어진 커플이 다시 만나 여러 가지를 정리할 때 과거의 좋은 기억을 조금이라도 추억하는 장면이 나오면 패널들은 쉽게 '서로 마음이 있다'라며 재결합 분위기를 잡는다. 이들의 생각이나 정리 과정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재결합 여부를 중점적으로 비춰준다. 분위기가 쏠리다 보디 나중에 합쳐지지 않고 끝이 나면 잘될 것으로 믿고 있던 시청자들의 허망함만 커질 뿐이다.

이러한 커플매칭은 항상 미혼 남녀만을 대상으로 한다. 브로맨스나 워맨스는 잘 다뤄지지 않는다. 보인다 해도 일을 하면서 서로를 챙기는 프로패셔널한 모습으로 비치며 선을 넘는 듯한 행동은 전면 차단된다. 미디어를 통해 송출되는 연애요소는 항상 비슷한 분위기와 행동을 보이기에 방송에서 드러난 러브라인이 연애의 표본처럼 여겨질 가능성이 허다하다. 연애가 필수요소가 아니게 된 바뀐 세상에서 예능도 그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질이 높은 프로그램과 다양한 연애를 아우르는 모습을 방송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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