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기자의 베트남 여행기] 베트남에서 101일 (3회)
[김지훈 기자의 베트남 여행기] 베트남에서 101일 (3회)
  • 김지훈 기자
  • 승인 2019.10.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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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하노이의 야경

[컨슈머뉴스=김지훈 기자]  컨슈머뉴스와 CEONEWS가 애독자를 위한 새로운 여행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 첫 번째 기획으로 베트남 현지에 101일간 Motor Bike 여행을 다녀온 김지훈 기자의 여행 에세이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김지훈 기자

 

‘일하지 않는 자 먹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일하지 않는 여행자는 오늘도 내일도 즐겁다. 잘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그 갑갑한 마음을 이기는 방법이 주말 하노이의 밤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호안끼엠 일대 이색적인 풍경에 자주 취했는데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주황빛 전등이 도시의 풍경을 유독 몽환적으로 만들곤 했다. 도시가 취했는지 내가 취했는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황홀했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여행객들로 매주 주말이면 흥분의 도가니가 되는데 사실 연중 뜨거운 곳이라 말해도 틀리지 않은 표현일 것이다. 하노이에서 또 밤을 즐기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베트남인들에게 ‘호떠이’라 불리는 서호다. 호안끼엠과 비교해서 분위기가 180도 다른 곳이다. 정열적이고 역동적인 것을 선호하는 여행자라면 호안끼엠을 조용하고 감성에 빠지고 싶다면 서호를 추천한다. 오늘은 호안끼엠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사진=김지훈 기자

호안끼엠이 좋은 것은 사람 냄새가 진하다.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강하게 묻어있는 장소다. 내가 “이 나라에 참 잘 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곳. 호수를 걷다 보면 다채로운 풍경에 시간 흘러가는 것을 망각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호수 변두리 벤치에 학생들이 모여 외국인 여행자에게 영어를 배우는 모습이었다. 배움의 갈증을 열정이란 이름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 나라를 움직일 누군가의 땀은 화려함 속에 묻혀있었다. 

사진=김지훈 기자

호수를 벗어나 시가지로 들어선다. 야시장을 보기 위해서인데 가장 화려할 때는 차량 통제가 되고 문이 열리는 토요일 밤 6시 이후다. 재미있는 것은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는 과정인데 미꾸라지가 지나가듯 오토바이 인파가 쌩쌩 비집고 지나간다. 그렇게 하노이의 야시장은 요란하게 시작된다. 


“어디서 이렇게 사람이 모여들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수많은 인파가 밀집되는 장소인 만큼 주의할 점도 있다. 소매치기를 조심하자. 가방을 칼로 찢고 지갑을 훔쳐간다는 지인의 경험담과 함께 여행하던 일행의 가방을 열고 훔쳐가는 것을 잡은 경우도 있다. 여행자는 약자다. 당장 경찰에 인계하고 싶지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갈 길 가는 것이 좋다. 조심해서 안 좋을 것은 없기에 야시장에서는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사진=김지훈 기자

하노이 야시장은 베트남인들의 밤 문화를 통해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기 좋은 곳이다. 각종 볼거리와 먹거리가 수없이 존재하는데 사고파는 과정에서 그들의 허영심과 자존심을 엿볼 수 있다.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서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었고 당돌하기까지 했다. 

다시 베트남을 찾아도 하노이의 밤거리를 서성이지 않을까? 야시장의 한국 떡볶이가 그리워진다. 맛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신기해하며 감탄한 순간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베트남 내 한류 영향과 기업활동이 두드러지다 보니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다. 박항서 매직이 한참일 때 방문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열광의 도가니 하노이의 뜨거운 밤을 다시 느끼고 싶다. 

[다음 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