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7번째 사업자 내달말 선정
② 일본 피치항공 등 외국계 진출

[컨슈머뉴스=정성환 기자] 국내 7번째 저비용항공사(LCC)에 도전하는 에어프레미아와 플라이강원, 에어로K, 에어필립은 지난 24일 국토교통부에 조종사·승무원 확보 계획과 안전관리시스템 계획 등을 담은 보완 자료를 제출했다. 최근 기존 LCC들이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면서 조종사·정비 인력이 부족해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국토부가 항공사들에 추가 계획서를 요구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달 말쯤 신규 LCC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7번째 LCC 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LCC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6개 LCC들은 경쟁적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최근엔 외국계 LCC들도 국내 노선을 늘리면서 국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뜨거워지는 LCC 시장

지난달 이스타항공은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로 불리는 '737-MAX8'을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올해 중 같은 기종을 추가로 4대 더 들여올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737-MAX8'을 비롯해 총 7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신규 항공기 50대를 순차적으로 구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국내 신규 항공기 도입은 LCC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등록한 운송사업용 항공기 29대 중 19대(66%)는 LCC가 도입한 것이다. 국내 LCC 전체 보유 항공기는 140대로 대한항공(167대)에 근접했고, 아시아나항공(83대)은 이미 앞섰다.

국내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외국계 LCC들도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있다. 일본 LCC인 피치항공은 오는 4월부터 인천~삿포로(신치토세) 노선을 매일 1회 운항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피치항공은 이미 부산~오사카, 인천~오키나와 등 한국과 일본 간에 4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총 15개 국제노선 가운데 3분의 1이 한국 노선이다. 회사 측은 "일본 국적 항공사가 인천~삿포로 노선을 운항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베트남 LCC인 비엣젯항공은 지난달 인천~푸꾸옥 정규 노선의 주 7일 운항을 시작했다. 비엣젯이 운항하는 한국~베트남 노선도 8개에 달한다. 이들 외에도 국내에는 말레이시아의 에어아시아, 필리핀의 세부퍼시픽, 싱가포르의 스쿠트항공 등 10여개의 외국계 LCC들이 국내 노선을 운영 중이다.

◇"전문 인력 부족" 우려 커져

LCC들이 규모를 키우면서, 능력 있는 조종사·정비사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신규 LCC 면허 발급을 신청한 4개 항공사에 대해 "기존 항공사에서 스카우트할 예정인 조종사·정비사의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LCC 간에 '조종사·정비사 빼가기' 논란에 벌어지자, 신규 사업자에 대해선 미리 채용 방안을 확정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전문 인력 부족으로 항공기 안전 문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가 신규 사업자에게는 구체적인 인력 확보 방안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항공 종사자 인력 수급 전망 기초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2027년까지 기장·부기장을 합쳐 연평균 600~700명의 신규 조종사가 필요하다. 반면 국내에서 매년 배출되는 조종사는 450명 안팎이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 간에 조종사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비사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정비를 하려면 10년 정도의 현장 경험이 필요한데, 그런 인력은 서로 데려가려고 항공사들이 난리"라고 말했다.

인구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 LCC 숫자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인구가 우리나라의 6배인 미국엔 LCC가 9곳 있다. LCC가 발달한 유럽에서도 독일은 5개, 영국은 4개, 프랑스는 1개에 불과하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신규 LCC 허가 이전에 정부 차원에서 전문 인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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