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생산자물가 3개월째 상승...정부의 억지 억제 한계
[컨슈머뉴스=김병조 기자]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으로 서민들의 물가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월 10일 총선이 지나면 물가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해 억지로 가격을 억제하고 있지만, 선거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런 정책을 펼지 의문인 데다가 그동안 인상을 억제해왔던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의 현실화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올라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이 더해졌다.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1~2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121.83)보다 0.3% 높은 122.21(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로 작년 12월(0.1%)과 올해 1월(0.5%)에 이어 3개월째 오름세다. 1년 전인 2023년 2월보다는 1.5% 올라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작년 8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월 대비 등락률을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2.6%), 수산물(2.1%), 석탄·석유제품(3.3%), 서비스업 중 금융·보험(0.6%) 등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반대로 축산물(-2.4%), 전력·가스·수도·폐기물(-0.9%) 등은 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감귤(31.9%), 배추(26.3%), 우럭(57.9%), 플래시메모리(6.6%), 소시지(4.6%), 경유(5.0%), 휘발유(6.4%), 위탁매매수수료(3.1%), 주거용부동산관리(2.5%) 등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과 연동된 산업용도시가스(-9.2%), 국제항공여객(-4.3%) 등의 물가는 내렸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도 1월보다 0.5% 올랐다. 원재료, 중간재, 최종재 물가가 각 1.7%, 0.3%, 0.5%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2월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0.5% 높아졌다. 농림수산품(0.8%)과 공산품(0.8%), 서비스(0.2%)가 지수를 견인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농림수산품 가운데 농산물(2.6%)의 경우 명절 수요가 있었던 1월(8.3%)보다는 상승률(전월대비)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은 아니다"며 "사과 등 과일은 지금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풀리는 저장 물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인데, 앞으로 대체 과일이나 수입 과일의 수요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