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이태림 기자] 8월 국산 승용차 등록 순위 10위 안에 경차 3대가 포함되며 주춤했던 국내 경차 시장이 하반기 들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차량 가격 상승, 유가 상승, 금리 인상 등이 경차 수요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경형차(경차) 등록 대수는 1만278대로 작년 동월 대비 0.9% 늘었다. 경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전월과 비교해 등록 대수가 증가한 것도 모든 차급 중 경차가 유일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등록된 국내 승용 신차 '톱10'에는 기아 레이와 현대차 캐스퍼, 기아 모닝 등 경차 3대가 포함됐다. 승용차 등록순위 10위 안에 경차가 3대나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등록된 경차는 6위에 오른 레이(3,797대)로, 작년 동월과 비교해 무려 30.0% 늘었다.이어 캐스퍼가 3,692대로 7위, 모닝이 2,762대로 10위에 올랐다. 두 차량의 등록 대수는 각각 5.7%, 13.2% 늘었다.

모닝의 경우 지난 7월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돼 신차효과를 누렸지만, 레이와 캐스퍼는 최근 불기 시작한 경차 바람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차 시장은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캐스퍼의 출시(2021년 9월) 이듬해인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부진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1만6,221대로 최다를 기록한 후 매년 감소해 2021년에는 9만8,781대를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13만4,294대를 기록하며 4년 만에 13만대 수준을 회복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부진에 빠졌다.

경차의 인기는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高)' 경제 상황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통상적으로 경차는 첫 차 수요가 몰리는 매해 2∼3월 가장 잘 팔리지만, 올해는 비성수기인 8월부터 판매가 반등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하반기 레이의 전기차 모델 '더 기아 레이 EV'가 고객과 만나고, 캐스퍼도 내년 전기차 출시를 앞둔 만큼 경차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슈퍼카와 경차가 동시에 인기를 누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며 "작년 후반부터 고금리 등 침체 조짐이 보이면서 경제적 부담이 낮은 경차를 찾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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