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노인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컨슈머뉴스=김병조 편집국장] 나는 60세 이상의 사람에게만 스님이 될 자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젊었을 때 출가했더라도 자기 수행만 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중생을 구제한답시고 어느 정도 세상살이도 해보지 못한 사람이 인생을 상담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삶의 연륜과 경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인생의 연륜과 경험을 깡그리 무시하는 노인 폄하 발언을 해서 950만 명의 노인들은 물론 많은 정치 소비자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7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좌담회에서 과거 자기 아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게 아들 생각이었다되게 합리적이지 않으냐라고 말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사실상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보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세대의 투표 가치가 더 높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발언이 크게 문제가 되자 4일만인 83어르신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더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비록 사과는 했지만, 나는 사회 지도층인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너무나 비정상적인 사고 자체를 지적하고자 한다.

김 위원장은 공식 사과 하루 전날 춘천에서의 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교수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

나는 이 말을 듣는 순간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사고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교수로 철없이 지내서~”라는 말은 대한민국의 교수들을 모욕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교수단체로부터 파문을 당해야 할 정도의 막말이라고 본다. 교수라서 철이 없다니, 그럼 우리 사회에서 철이 든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란 말인가.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196567일생이니까 현재 나이 58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고, 연봉 3억 원짜리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3년간 지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원장을 맡고 있다. 객관적인 이력만 보면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의 이상한 생각과 발언으로 다수의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는 현실 자체가 대한민국의 수치다. 내가 보는 김은경은 앙꼬 빠진 찐빵, 철근 빠진 건축물과 다를 바 없다.

철없는 김은경 교수도 이제 2년 후면 환갑이 되고, 7년 후면 노인이 된다. “철없는 김은경, 노인이 돼 보라고 말하고 싶다. 본인이 노인이 되었을 때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할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는 103세이신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님이나 작고하신 이어령 선생을 글이나 영상으로 뵐 때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런 노인들이 있기에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탱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보면 노인들의 투표는 젊은이들의 투표보다 훨씬 더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경로사상(敬老思想)은 노인을 공경하라는 의미다. 물리적으로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의 경험과 연륜을 존경하라는 의미다. 자고로 노인 무시해서 잘되는 집안이나 나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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