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시 동인청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19일 대구시 동인청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컨슈머뉴스=김병조 편집국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결국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 715일 토요일, 폭우로 전국이 재난 상황인 가운데 골프를 한 것이 알려졌고, 그에 대한 대응 태도가 문제 되어 엄청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자 19일 사과했다.

수해로 상처 입은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주말 일정이고 재난 대응 매뉴얼에 위배 되는 일도 없었지만이라는 사족을 달았기에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전국적 재난 상황에서 골프를 한 것이 들통나자 대구는 비가 오지 않았다”, “주말에 골프를 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어디 있느냐”, “대통령이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는 등 특유의 거친 표현으로 막말에 가까운 항변을 했던 그의 호기는 어디로 갔는가.

내가 볼 때 홍준표 시장의 사과는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징계 논의가 나오자 면피용으로 한 사과로 보인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사족을 달면 안 된다. “무조건 잘못했습니다라고 해도 용서가 될까 말까 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속담에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오해받을 짓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기자들에게는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이 곧 기사다. 그만큼 정치인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홍준표는 그동안 어떻게 해왔나. 함부로 행동하고 함부로 말을 해왔다. 그런 언행이 일부 정치 소비자들에게는 속 시원하게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늘 그러면 안 된다. 함부로 하는 그런 언행 때문에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은 홍준표를 소위 또라이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다.

홍준표가 이번에 크게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의 정치적 무게 때문이다. 그는 이미 거대 정당의 대표를 지냈고, 대통령선거에 출마까지 한 정치인이다. 그런 그가 전국적인 물난리 가운데, 심지어 이웃 경북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아까운 목숨을 잃고 잃는 상황에서 대구는 비가 오지 않았다는 말로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꼴을 볼 때 같은 TK 출신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이번 일로 홍준표의 정치생명은 매우 위태로워졌다. 그는 향후 대선후보는커녕 현재의 대구시장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본다. 그는 이제 홍카-콜라가 아니라 김빠진-콜라에 불과하다. 국민의힘은 그에게 엄한 벌을 내려야 하고, 그와는 무관하게 홍준표는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그나마 재기의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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