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뺏긴다" 핑계

최태원(왼쪽 첫번째)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오른쪽 첫번째)을 비롯한 경제단체장과 홍남기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16일 간담회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왼쪽 첫번째)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오른쪽 첫번째)을 비롯한 경제단체장과 홍남기 부총리(왼쪽 두번째)가 16일 간담회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공식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실제 재벌들이 장악한 경제단체장들이 모두 나서서 부총리에 요구하는 모양새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권력보다 힘쎈 재벌들의 협박으로 비친다.

최근 미중 반도체 패권다툼 등으로 삼성전자가 어려움에 처했다는 핑계로, 재계 맏형 역할을 하는 손 회장이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사면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손경식 회장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 부회장 사면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제가 이야기 했다"며 "다른 단체장들도 긍정적인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 부총리 주관 업무는 아니지만 정부를 대표하신다는 점에서 사면을 건의했다"며 "홍 부총리는 오늘 이야기를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이유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꼽았다.

그는 "미국에선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을 다시 일으키겠다고 나서는데 우리나라는 공백이 있으면 안 되지 않겠냐"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인데 그 위치를 뺏기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홍 부총리와 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반원익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경제단체장들은 최근 공급부족 이슈가 커지고 있는 반도체 문제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해 정부에 재계 의견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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