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움에 대한 연대책임 느껴야...'잿밥'에만 관심 탓?

조창용 컨슈머뉴스 대표/편집인
조창용 컨슈머뉴스 대표/편집인

연례행사 처럼 매년 이 때 고 정주영 현대가 왕회장의 제사에는 전 현대가 가족들이 일사불란하게 한곳에 동시에 모여 제를 올린다. 선친에 대한 추모와 가족끼리 화합의 자리를 두고 누가 뭐라할게 전혀 없다.

하지만 언론들은 앞다퉈 현대가 사람들에 대해 실시간 중계라도 하듯이 보도한다. 마치 국제적 이벤트, 예를들어 APEC 같은 국가 정상회의를 취재하는 태도 그대로다.

한나라 재벌가의 제사를 그것도 매년 돌아오는 가족 행사를 이처럼 중계하듯 보도하는 곳은 한국 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현대가는 유교적 가부장주의 가풍이 그대로 살아있는 가문이다.

제사 형식도 유교적 전통을 그대로 따른다. 아무리 한국이 유교가 성했던 곳이라 하더라도 현재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는 마당에 굳이 유교만 이렇게 부각되는 것도 편향적이다.

종교를 떠나서 사회의 리더 위치에 있는 재벌가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취재기자들이 제사드리는 곳에 찾아와도 사절을 해야 되는데 오히려 보란듯이 취재를 즐기는 것 같다. 언론도 이젠 이런 보도는 자제해야한다. 국민들에게 '잿밥'에만 관심 많은 집단으로 비쳐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발병 소식이 그것이다. 처음엔 구치소에서 관리 잘못으로 충수가 터지도록 놔둔것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본인이 참고 참았다 터진 거란 전언이다.

충수 즉 맹장은 터지도록 견딜 수 없는 우리 몸의 아킬레스 건이다. 맹장염의 고통은 앓아본 사람만이 안다. 이게 터지도록 참았다는 건 다 떠나서 인간적으로 극심한 인내력을 요구한다.

그만큼 이 부회장의 발병 소식과 이면에 들려온 "특혜받기 싫다"는 소리는 참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루 사이에 전해진 두 보도를 접하고 한국의 재벌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고 무엇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인가를 알게됐다. 언론들은 이런 점들을 국민들보다 더 자세히 더 빨리 알아차리도록 기사를 쓰고 영상을 촬영해 보도해야할 것이다.

컨슈머뉴스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