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선 모랄레스 사퇴를 둘러싼 시각 엇갈려

지난 10일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지난 10일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컨슈머뉴스=장용준 기자] 부정 선거 논란으로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멕시코에 망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몇 분 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통화를 통해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그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멕시코 의회에 이 결정을 지지해 주길 바라며, 볼리비아 정부에도 모랄레스가 안전하게 멕시코로 올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에보 모랄레스는 2006년 볼리비아 대통령에 취임한 후 4선 연임에 도전했던 좌파 정치인이다. 하지만 지난 10월20일 치러진 대선 부정 논란에 휩싸이며 퇴진 압박에 시달리다 10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상황을 두고 유력외신은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 발표 이후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안팎의 좌파 성향 정부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쿠데타의 희생양이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 89년 만에 중도좌파 정부가 들어선 멕시코는 모랄레스의 퇴진이 군사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모랄레스가 원할 경우 망명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반면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등 우파 성향 정부는 이를 쿠데타로 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모랄레스 사퇴가 민주적 의지에 따른 것이냐, 쿠데타였냐의 논란이 볼리비아뿐만 아니라 중남미로 확산되고 있는 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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