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김병조 편집국장] 국내 최대 제빵그룹 SPC의 계열사 샤니 경기도 성남 제빵공장에서 8일 50대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배 부위가 끼여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질 정도로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말도, 야간도 아닌 주중 낮 1241분경에 발생한 사고이기에 안전사고가 분명하다.

특히 지난해 1015일 경기도 평택에 있는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근무하던 23살 여직원이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또 이번에 사고가 난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는 지난해 1023일에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났고, 지난 712일에도 5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되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지난해 인명사고가 발생한 후 1021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때 허 회장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 전반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경영을 대폭 강화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 진단을 즉시 실시하고,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특히 언제나 직원을 먼저 생각하고,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또 다시 거의 같은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것도 아니고, 사과문과 재발방지대책 원고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말이다. 그래서 지난해 허영인 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 약속에 진정성이 있었는지가 의문시되고 있다.

경영자의 안전의식에 문제가 있다면 소비자가 나설 때다. 불매운동으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 불매운동이 죄 없는 가맹점을 힘들게 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그것밖에 없다.

문제는 불매운동의 지속성이다. 지난해 사고 후에도 불매운동이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실상 흐지부지된 측면이 있다. 소비자의 주권을 소비자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제대로 소비자의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자본 세력으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소비자 권익을 제대로 발휘하는 길일 것이기 때문이다.

컨슈머뉴스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