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김병조 기자] 복날이면 삼계탕을 보양식으로 많이 먹는다. 그런데 왜 주로 삼계탕을 먹을까?

복날 보양식을 먹는 풍습은 기원전 중국 진나라 때부터다. 그러나 그때는 삼계탕을 먹은 것이 아니라 개고기를 푹 끓인 개장국(보신탕)을 먹었다. 그 영향이 우리나라의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 물론 지금도 복날 보신탕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1614년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보면 복날 삼계탕, 개장국, 육개장, 적소두죽(팥죽)‘을 즐겨 먹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궁중에서는 특별히 임자수탕(荏子水湯)이라는 걸 먹었다. 1894년 조선 말기에 홍석모가 지은 동국세시기에도 삼복의 시절음식(時節飮食)개장팥죽으로 되어 있다.

시대에 따라, 또는 계층에 따라 먹는 보양식의 종류가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가 적용된 음식이라는 것이다. 더운 여름을 따뜻한 음식으로 다스린다는 의미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속이 냉()해지고 소화력이 떨어진다. 그 차가워진 속을 따뜻하게 하고, 식욕이 돋게 해주는 음식이 바로 보양식(補陽食)이다. 보양식(補養食)이 아니다. 그러니까 복날 먹는 복달임 음식은 몸에 양기를 보해주는 음식이지, 몸에 영양을 보충해주는 음식이 아니라는 뜻이다. 영양가가 많다고 해서 죄다 복달임 음식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조상 대대로 먹어온 복날 음식들을 보면 주로 개고기, 소고기, 닭고기로 만든 뜨거운 탕 요리다. 재료 자체가 성질 적으로 따뜻한 데다가 온도 적으로도 뜨거운 음식이다. 이열치열의 원리가 100% 적용된 음식이다. 팥죽의 경우도 팥은 양()의 기운을 의미한다. 성질 적으로 찬 음식인 돼지고기는 복달임 음식으로 먹지 않았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오늘날 복날 음식으로 삼계탕을 가장 많이 먹는 이유는 닭고기가 저렴하고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소고기로 육개장을 끓이자니 비싸고,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은 애완견 문화 확산으로 먹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다. 삼계탕에는 닭고기 외에도 양()의 기운이 풍부한 인삼과 대추, 마늘 등도 듬뿍 들어가기 때문에 저렴하면서도 이열치열의 시너지효과를 100% 낼 수 있는 최고의 보양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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