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맥주
켈리 맥주

 

[컨뉴클럽=백정시 리포터] 나는 대학다닐 때는 네덜란드 하이네켄 맥주만 마셨다. 왠지 국산 맥주를 마시면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는 나만의 아집이 있었다. 미팅 나가면 상대편 여학생과 술 이야기를 하면 뭔가 내세울만한 주류 한가지는 있어야 했기에 하이네켄은 나의 허영을 채워주기에 흡족했다.

그러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체코 라거 맥주 필스너우르켈에 꽂혀 살았다. 필스너우르켈은 묵직하면서도 외로운 맛이 난다. 외로운 맛 때문일까? 여자친구도 없었다.

나도 로맨틱하고 싶어서 1664 블랑 프랑스 맥주로 갈아탔다. 여자들의 워너비 맛이고, 부드러운 질감과 레몬 같은 새콤한 풍미는 여자들의 전유물일뿐만 아니라 내 입맛에도 부드러워 데이트 하는 기분을 낼 때는 블랑을 찾곤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정말 맛으로 승부하는 맥주를 찾고 싶었다. 카스의 밀 향은 금방 잊혀져 가다가 테라를 만나게 되었다. 강한 탄산감과 시원함이 운동 후에 마시면 정말 좋았다. 많이 마셔도 빨리 취하지 않았다. 맥주를 마시면 항상 테라만 찾았다.

그런 가운데 하이트진로가 제대로 일을 낸다! '덴마크 맥아가 일 년 내내 해풍을 맞고 자라 부드러운 프리미엄 맥아 100% 라거' 켈리를 출시한다. 손석구 모델을 쓰면서 제대로 붙어보겠다는 심산이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켈리를 최소한 세번은 마셔보고 나만의 맥주가 될수 있는지 시험에 들어갔다. 켈리를 처음 혼자 마신  날은 맥주라 하기에 너무 부드럽고 농도가 약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호가든에 물로 희석시킨 느낌이랄까.

두번째 혼자 마셨을 때는 부드럽지만 마신 후에 강한 향을 느꼈다. 세번째는 세사람이 마셨다. 함께 하는 켈리의 맛을 느끼고 싶었다. 탄산감이 없고 부드러워 마실 때 목넘김이 부담 없이 자연스러웠다. 테라가 탄산감으로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을 덮어 버린거라면, 켈리는 목넘김이 좋고 부드럽다. 맥아향이 마시기 전에 느껴지다가 잔을 완전히 들이키고 나면 다시 맥아향이 그리움으로 가득찬다.

 

켈리 7병을 찜하고서 마시다가 옆 테이블에 앉은 분들이 켈리를 마시고 싶다길래 2병을 양보했다. 우리는 5병을 마시고 재고가 없어 할 수 없이 테라로 갈아탔는데, 탄산감이 강해서 맛이 심지어 쓰기까지 하다.

부드럽지만 강한 맛이 좋아 계속 켈리를 찾을것 같다.그리고 이제는 손석구를 보내 줘야겠다. 켈리가 내안에 자릴잡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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