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주막
조선시대 주막

[컨슈머뉴스=김병조 기자] 집 나가면 고생이다는 말이 있다. 요즘이야 돈만 있으면 집 나가도 불편할 게 없지만 옛날에는 불편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중에 잠자리와 끼니를 해결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등장한 서비스가 우리나라의 주막과 프랑스의 레스토랑이다.

고려시대부터 생겨나 조선시대에 성행했던 주막은 술과 음식을 팔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곳이었다. ‘주모, 국밥 한 그릇 말아주소라거나 여기 술 한 병 더라는 소리가 정겨운 곳이다. 그렇게 주막은 나그네들을 위한 음식점이자 주점이자 여관이었다.

우리나라의 주막이 서양에서는 여관이나 여인숙의 형태로 발달했다. 잠자리를 제공하는 곳에서 음식도 제공하는 방식이었으니 주막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다가 진화된 서비스로 등장한 것이 레스토랑이다.

1765년 프랑스 파리의 루부르박물관 근처에 생긴 최초의 레스토랑은 원래 선술집에서 나그네들을 위한 보양식으로 ‘re-staurant’라는 스프를 파는 데서 비롯됐다. 그 전에는 나그네들이 우리나라의 주막과 같은 기능을 하는 여관이나 여인숙에서 제공하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는데, 입에 맞지 않거나 질적으로 문제가 있어 고급 음식을 찾는 나그네들이 많았다.

술집 주인이 이런 나그네들의 수요를 간파하고 만들어낸 것이 양의 다리에 소스를 첨가해 끓여낸 스프다. 장거리 여행에 지친 나그네들을 위한 보양식 내지 회복식인 셈이었다. 주인은 이를 홍보하는 문구를 신비의 스테미너 요리를 판매 중이라고 내걸었다.

미국의 첫 레스토랑은 1803년 프랑스 이민자가 만들었는데, 그 식당의 이름도 기운을 차리는 곳이라는 의미의 레스토레이터(Restorator)’였다. 이 레스토랑 역시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이나 피로에 지쳐 건강을 돌봐야 하는 사람이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선전했다.

레스토랑(Restaurant)의 어원은 회복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Restaurer. 집 나가서 먼길 여행하느라 지친 나그네들이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맛있으면서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외식업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음식이 스프인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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