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40년 베테랑' 송문식ㆍ주경재씨, 사다리 이용 재빨리 부두로 끄집어올려

송문식 선장
송문식 선장

[컨슈머뉴스=박세영 기자] 경남 창원시 마산항과 돝섬(섬장 오용환)을 오가는 돝섬해피랜드 유람선의 선장과 기관장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익수자의 인명을 구조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월11일 주말 오전 11시 3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항과 돝섬을 오가는 돝섬해피랜드 유람선 선장 송문식씨(67ㆍ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바쁘게 출항 채비를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제시간에 승선해야 할 승객 5명이 조금 늦게 도착해 기관장 주경재씨(67ㆍ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가 나서 검표를 서두르고 있었다.

순간 물체가 바다에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주 기관장은 바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돝섬터미널 부근 부두에서 남성 A씨가 파도치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재빨리 “사람이 빠졌다!”고 외쳤다. 송 선장은 즉각적으로 위급상황임을 알아차렸다. 유람선 출항을 멈추고 우선 승객들에게 바다사고 발생을 알렸다. 또 인명 구조가 다급함을 유람선 선사에 보고한 뒤 곧바로 119인명구조대에 신고하고 인명구조용 장비를 찾았다. 그들은 우선 익수자에게 "부두에 붙어있는 고무방충재를 붙잡고 버티라"고 외친 뒤 인명구조용 사다리를 들고 사고 지점으로 달려갔다. 사다리를 던지고 부두 아래 떠 있는 익수자 A씨에게 사다리를 붙잡고 매달리도록 유도했다. 그런 뒤 A씨가 사다리를 타고 부두 위로 올라오도록 도왔다. 송 선장은 거의 다 올라온 A씨가 부두 턱에 손을 올린 채 움직이지 못하고 거의 탈진상태가 되자 그의 허리띠를 붙잡고 끄집어올렸다. 구조된 A씨는 모로 누운 채 몸을 떨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주 기관장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추위를 막아주었다. 곧 이어 신고 받은 119인명구조대와 해경과 경찰이 달려와 신병을 인수인계하고 돝섬 유람선은 출항했다.

“사람은 차가운 바닷물에 빠졌을 경우 저체온증으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해야 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거친 바다에 빠진 A씨를 극적으로 구조한 '경력 40년 베테랑'인 송 선장과 주 기관장은 아찔한 구조 순간을 이렇게 돌아봤다. 그들은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같은 길을 걸어 온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송 선장은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건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 기관장이 익수자를 발견해 알려줬고, 사다리를 이용해 함께 구조에 나섰기 때문에 인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송 선장은 2년 전에도 바다에 빠진 인명을 구조해 해경의 표창장을 받았다. 그는 “바다에서 일하는 직업이라 극단적 선택이나 실수로 입수한 경우를 가끔 맞닥뜨리게 된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인명구조를 해봤기 때문에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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