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직구' 건수 급증…소비자 불만은 작년 대비 3배 급증

[컨슈머뉴스=오정희 기자] 저렴한 해외 상품을 온라인몰이나 배송대행 등을 통해 구매하는 '해외 직구' 이용자가 늘면서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보상을 받기가 어려워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제도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한국소비자원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펜디', '발렌시아가', '골든구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직구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1월 1일부터 7주간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에 접수된 해외 유명 브랜드 구입 관련 상담을 조사한 결과 총 89건으로 확인됐다.

A씨처럼 개인 메일이나 SNS 등에서 대폭 할인 판매한다는 광고를 보고 해외사이트에서 상품을 구입했는데, 사업자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다른 제품이 배송되는 등의 피해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피해는 국내에서 해외 직구 수요가 나날이 증가하는 데 따른 현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직구 건수는 1494만 건으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직구로 인한 소비자 불만도 급등세다.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은 390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00여 건에 비해 3배나 늘었다. 특히 직구를 포함한 온라인 해외 구매 전체에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이 제기된 품목은 의류나 신발로 26%의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구매를 하기 전에 거래 조건을 꼼꼼히 살펴보고, 피해를 본 경우 소비자상담센터나 국제거래소비자포털에 도움을 청하라고 주문했다.

이처럼 소비자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도록 하는 것은 해외 거래로 인한 피해는 국내 법망의 바깥에 있어 업체 측에 책임을 묻기도, 소비자가 피해를 보상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가 지적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소비자원에 제출 받은 '연도별 리콜권고 현황'에 따라, 전체 리콜권고 사례에서 해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의 경우 61%, 올해 상반기는 93.1%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품목별 리콜 사례를 보면 질식 위험이 있는 아동·유아용품이나 발암 물질 허용 기준을 넘긴 화장품, 피부염 위험이 있는 샴푸 등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들이 포함됐다.

이는 안전 법령 강화 등에 따라 국내 제품 리콜은 전반적으로 감소세인데, 해외제품을 제대로 점검할 수단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것이 배경으로 꼽혔다. 해외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증가하는 만큼 관련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작년까지는 해외 제품을 리콜이행 점검 대상에서 제외해왔지만, 올해부터 '리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해외 리콜과 판매중단도 점검대상에 포함하는 개선책을 내놨다.

그러나 해외 리콜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아 합리적인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김 의원 측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해외제품 구매자는 계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관리 감독이 안 될 경우 소비자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해외제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전에 위배되는 해외 제품을 반입하는 사업자에 대해 '삼진아웃제'를 도입하는 등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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