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 후 혈압이 정상이라고 복용 중단 안돼

[컨슈머뉴스=박재현 보건연구관] 침묵의 살인마로 불리는 고혈압. 만약 지금 이 시간에도 높은 혈압 때문에 약을 달고 살아야 할 처지라면 혈압약 복용법을 꼼꼼히 참고해 고혈압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하자.

● 고혈압, ‘치료’ 아닌 ‘조절’ 개념으로 관리해야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고혈압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남자 3명 중 1명, 성인 여성 4명 중 1명에서 나타나는 매우 흔한 만성질환이다. 고혈압 환자 중 36%는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출처 : 2015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건복지부). 성인의 경우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분류되며, 유전적 또는 체질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연적으로 없어지거나 완치되기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대부분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은 단기 ‘치료’의 개념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조절’하는 개념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가까운 내과 의사를 자신의 주치의로 삼고 꾸준한 혈압약 복용과 식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은 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특징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막연하게 혈압이 높다는 사실만 인지한 채 식생활 개선 등 적절한 예방 행동을 취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어제는 바빠서, 오늘은 깜빡 잊고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았는가? 당신이 보다 더 똑똑하게 혈압약을 복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혈압약에 대한 궁금증 ‘다 모여봐’

Q. 혈압이 높으면 무조건 약을 복용해야 한다?

A. 그렇지 않다. 혈압과 동반된 심혈관 질환이 없고 응급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면 일단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체중 조절은 선행한 후 2~3개월 뒤에도 혈압이 계속 높으면 약물 투여를 병행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130㎜Hg 이하, 이환기 혈압이 80~89㎜Hg인 전고혈압 단계인 경우에도 약물치료 대신 잘못된 생활 습관 및 요인들을 개선하는 단계가 선행된다.

Q. 혈압약을 복용하면 저혈압이 온다?

A. 그렇다.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인 노인에게 종종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약물 조절과 더불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눕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

Q. 하루 거른 혈압약, 다음 날 정량의 두배로 복용한다?

A. 아니다. 평속 혈압약을 잘 복용하고 있고 혈압 조절도 양호한 경우라면 어쩌다 하루 혈압약 복용을 잊었다고 해서 다음날 정량보다 많은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Q. 혈압약은 어지러움과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A. 그렇다. 고혈압약 복용으로 인한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저칼륨혈증, 어지러움, 졸음, 피로, 부종, 안면홍조, 마른기침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은 복용하는 고혈압약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경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복용하도록 한다.

Q. 혈압약은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복용하면 안된다?

A. 그렇다. 일반적인 비타민제제는 혈압약과 함께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성분이 불확실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생약의 복용은 혈압약과의 상호 작용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피하도록 한다.

Q. 혈압 조절이 잘되고 있으면 내 마음대로 혈압약을 중단해도 된다?

A. 아니다. 혈압 조절이 잘 되고 있다고 해서, 혹은 부작용이 생긴 것 같다고 해서 혈압약 복용을 장기적으로 중단할 경우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고혈압 합병증의 위험이 있을 정도록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므로 혈압약의 임의 중단은 피해야 한다.

● 혈압약 성분에 따른 주의사항

‘히드로클로드티아지드’, ‘푸로세미드’ 등 이뇨 작용을 통한 고혈압약은 저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오렌지, 바나나, 건포도 등 과실류나 당근, 시금치 등 녹황색채소 등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뇨 작용제 중 ‘캡트프릴’ 등의 안지오네틴전환효소를 저해하는 성분 및 ‘을메사틴’등의 안지오텐신Ⅱ 수용제 차단 성분은 ㅊ체내 칼륨 농도를 높여 불규칙한 맥박,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칼륨 보충제나 칼륨이 풍부한 식품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로디판’, ‘니메디핀’ 등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을 복용하는 경우 자몽쥬스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자몽쥬스를 마시게 되면 칼슘 흡수 방해 작용이 활발해져 혈압 급강하 증상 및 부작용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

‘나프록센’,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물(NSAD, Non Serddal Arinammaoy Dugs)과 감기약 등은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 후 혈압 변화를 관찰하면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박재현 보건연구관(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심사부 순환계약품과>

컨슈머뉴스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