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구속 중 롯데홀딩스 지분 4%로 확대... 경영권 방어 및 지배력 강화 나서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신동빈 회장과 그 형제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싸움이 2차전으로 이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되자 스스로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의 지분을 4%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검찰은 신동빈 회장을 구속기소해 법정 구속했다. 신회장과 롯데그룹 조차도 '구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것 같다는게 현장취재 기자들의 전언이다.

  그런데 신회장은 구속되자 스스로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법정구속은 면치 못했더라도 항소심 및 상고심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최종 판결 확정까지는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유지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게 우세한 견해였다.

  하지만, 신회장은 구속되자 바로 사임했는데, 이를 두고 일본 내 지지세력의 결속력 유지를 위한 장기 포석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것.

  익명의 관계자들은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올라있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신 회장의 사람으로 여겨질 뿐더러,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앞서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등 이미 일본롯데홀딩스에 '신동빈 사단'을 꾸려둔 데 기반한다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은 2파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롯데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은 2파전에 돌입한 양상이다.]

 

  이와 함께 향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 대응할 방어 논리를 갖추기 위함이란 분석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앞서 신 회장의 사임 혹은 해임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낸 만큼 임시주주총회나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됐지만 신 회장이 먼저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히며 이같은 시도를 무력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향후 일본롯데홀딩스 경영진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가 이어질 것이고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신 회장은 미도리 상사 등 관계사가 설립한 공영회와 임원지주회에 더해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까지 받으며 우호 세력을 구축해왔으나,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구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영진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일본의 기업문화를 신 회장이 빗겨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도 그 이유때문이다. 

  이와 함께 바로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옥중 경영을 용납할 수 없다며 신회장을 압박하고 나선것에도 주목해야 될 부분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4번의 주총을 열어 표 대결을 벌였지만, 모두 신 회장에게 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동빈 회장의 대표직 사임만 받아들이고,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시킨 데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대표자격으로 입장자료를 내고 "유죄판결을 받아 수감된 상황에서 롯데홀딩스 이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데 이사 지위에 머무르는 건 사회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하고 포문을 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진들에게도 작심한 듯 비난을 쏟아냈는데, "신동빈 회장 구속 사태를 예측할 수 있었지만 방치했다"며 "롯데홀딩스 이사들의 책임이 극히 무겁다"고 말했다. 이 역시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동빈 회장의 사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공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측은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오너일가 경영진으로서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신임 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인데, 이에 반해 신동빈 회장은 주주나 임직원들의 신뢰나 지지도 면에서 변함이 없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을 1.4%에서 4%로 확대해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를 두고 신 회장이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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