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본점 (사진=컨슈머뉴스)
하나은행 본점 (사진=컨슈머뉴스)

[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한테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지원 사업을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에 맡겨서 시행하고 있다.

그러니까 은행 돈이 아니라 국민세금으로 이룬 나랏돈으로 대출해주는 것.

그런데 하나은행이 마치 자기 돈 빌려주는 것처럼 사정 급한 자영업자들한테 이른바 갑질 영업을 하고 있다.

영화관 옆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 씨.

코로나19로 영화관 손님이 뚝 끊기면서, 카페 손님도 함께 끊겼다.

이 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대출을 신청했다.

이 대출은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해주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

이 씨는 농협은행이 로또 1등 당첨자에게 상품 가입을 압박했다는 최근 MBC 뉴스를 보고, 농협 대신 하나은행을 찾아갔다고 한다.

이 모 씨는 "농협이 너무 인식이 안 좋아서… 하나은행이 규모가 좀 크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도 다를 게 없었다.

은행 직원은 이 씨가 운영하는 카페의 주거래 은행을 하나은행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 모 씨는 "곤란하다. 저희가 그쪽에 연결돼서 여태까지 썼던, 몇 년 동안 했던 게 있기 때문에 갑자기 바꾸는 건 곤란하고."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주거래 계좌를 바꾸지 않으면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압박했다.

본사 지침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 모 씨는 "이건 본사 지시사항이라서 자기네들도 이거 결제계좌를 바꿔주지 않으면 대출 자체가 안 나간다고 말씀하더라고요."고 폭로했다.

이 씨는 절박한 마음에, 결국 직원이 시키는 대로 했다.

이 모 씨는 "하나은행이 그냥 깡패 같은 느낌. 자기네들이 무료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제가 이자를 다 내는 거고. 국가에서는 해준 거였는데 그거를 되게 악용한다는 느낌."이라고 분노했다.

이 대출은 신용보증재단이 원금의 85에서 90%까지 보증을 서주는 거라, 은행은 손해 볼 위험도 거의 없다.

나랏돈으로 이자 장사하면서, 꺾기 영업까지 한 것이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은행과 고객과의 관계 문제인 거 같고 재단에서는 (계좌 변경 등) 따로 요구하는 것은 없습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그런 본사 지침은 없다며, 해당 직원이 고객을 확보하려다 실수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컨슈머뉴스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