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여의도 본사 (사진=컨슈머뉴스)
KB증권 여의도 본사 (사진=컨슈머뉴스)

[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검찰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를 공모한 혐의로 KB증권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사기 판매 핵심 인물로 지목된 KB증권 델타원솔루션부 팀장인 김씨가 구속됐다. 김씨는 라임펀드 판매 부실을 알고도 라임펀드 판매를 돕고 이 과정에서 라임운용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은행가는 KB증권 팀장 구속이 은행장 징계가 남아있는 하나은행,산업은행, 부산은행에 대한 제재심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6일 KB증권 델타원솔루션부 팀장인 김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씨는 지난 7일자로 명령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KB증권은 라임펀드 판매사이자 라임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다. 검찰은 KB증권이 라임 측에 일종의 담보 대출 계약인 TRS를 통해 신용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라임펀드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투자자에게 계속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KB증권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해 라임펀드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라임펀드 중간에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을 끼워 넣어 TRS가 유지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트코리아운용은 ‘라임 아바타 운용사’ 중 한 곳이다.

또 KB증권 담당 직원이 일부 라임펀드 투자자가 손실을 보도록 펀드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숨겨 라임운용의 펀드 돌려막기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델타원솔루션팀은 2019년 라임펀드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펀드를 통해 일부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불리한 수익 구조를 고의로 설계, 은닉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배우자 명의로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뒷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를 포함한 KB증권 임직원 7명을 라임펀드 부실을 고의로 은폐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락현)는 앞서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해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영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KB증권 측은 라임펀드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나은행 본점 사옥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본점 사옥 (사진=하나은행)

한편, 아직 라임펀드와 관련된 제재심은 끝나지 않았다.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 부산은행, 하나은행 등 3곳의 제재심이 남아있다.

당초 지난해 말 금감원은 라임펀드 판매 은행 우리·신한·기업·산업·부산·하나은행 6곳에 대해 제재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부산·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까지 검사를 실시해 올 1분기 중에 제재심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나은행은 검사 결과가 더 늦어져 올 2분기에 제재심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검사 일정 등이 늦어지고 신한·우리·기업은행 등의 제재심 결론이 늦어지면서 나머지 은행들은 아직 제재심까지 이어지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국에서 부산은행 등에 대해 준비중"이라며 "아직 검사국에 있는 단계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다른 은행에 대한 제재심은 진행중인 사안으로 검사 관련해서는 결과 처리 과정에 있다"며 "제재심의 시기도 개별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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