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오피스텔 CCTV 최보석씨 장면. (출처=보배드림 게시판)
인천시 부평구 오피스텔 CCTV 최보석씨 장면. (출처=보배드림 게시판)

[컨슈머뉴스=박기열 기자] 보배드림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CCTV 화면에 한 남성이 길을 건너오더니 갑자기 멈춰 선다. 그리고 분주히 움직이며 전화를 꺼내 119에 화재를 신고한다.

잠시 뒤 소방차들이 오피스텔 앞에 도착합니다. 소방관들이 불을 끌 때까지, 이 남성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행히 오피스텔에서 난 불은 더 번지지 않고 꺼졌다.

지난 22일 새벽 0시 15분.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이 났다. 늦은 밤이고 인화성 물질이 많은 분리수거장에서 난 불이라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 남성의 빠른 신고와 대처가 대형 참사를 막았다.

이튿날. 인터넷 커뮤니티인 '보배드림'에는 이 남성을 찾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큰불로 번지는 걸 막은 이 남성. 누굴까?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힌트가 있었다.

CCTV 영상에 쿠팡 기사가 차량을 정차하고 건물로 다가오는 모습이 촬영된 것. 글쓴이는 쿠팡 측에 이 기사가 누군지 문의했고, 쿠팡은 대형 화재를 막은 이 사람을 곧바로 찾았다.

주인공은 29살 최보석 씨. 최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당시 상황을 기자에게 설명했다.

최 씨는 "불이 난 오피스텔 건너편에 있는 곳에 배송을 갔는데 나올 때 타는 냄새가 났다."라며 "주변을 살펴보니 건너편 오피스텔에서 불꽃이 보여 달려가 봤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현장에 가보니 분리수거장에 있던 쓰레기들이 타고 있었고, 불이 벽을 타고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불을 보고 침착하게 119에 신고를 했고,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오기 전까지 차량에 있던 비상용 소화기로 불을 끄기도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최 씨의 선행이 종일 화제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최 씨는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까지 될지 몰랐다."라며 "주변에서 영웅이라고 해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조금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렇게 불이 난 건 처음 봤는데, 인명 피해가 없고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방 관계자는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난 걸로 추정된다."라며 "다행히 큰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최 씨의 소식을 접한 쿠팡 측은 포상위원회를 열고 최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고 1직급 특별 승급했다. 또 소정의 상금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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