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정진영 기자] '서학개미'들이 매수 1위 종목인 테슬라를 비롯해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 등에 그 어느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뉴욕증시 간판 기업들 1분기(1~3월) 실적이 이번주에 줄줄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정부가 자본이득세 강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점에서 정책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증시 데이터업체 팩트셋은 대형주 위주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기업 중 181곳이 이번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고 이날 전했다. 투자자들 눈은 26일 뉴욕증시 마감 후인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실적을 공개하는 테슬라에 쏠린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 금융기관들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앞다퉈 올리며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비제이 라케시 미즈호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775달러에서 820달러로 올려 잡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1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기존 69센트에서 72센트로, 매출 전망치는 기존 100억달러에서 107억달러로 상향했다.

라케시 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조2500억달러 규모 친환경·인프라스트럭처 지원책에서 전기차 관련 지원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하는 점 등 긍정적인 정책 변수를 감안할 때 올해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83만1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며 "1분기에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3 생산 중단 여파가 있겠지만, 2분기에는 역풍을 전부 되돌릴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은 총 49만9535대였다.

지난 24일 기준 팩트셋 집계를 보면 테슬라의 1분기 EPS 추정 평균치는 74센트이고 매출 전망치는 103억8000만달러다. 월가 전문가 36명이 제시한 테슬라 12개월 목표 주가 중앙값은 733달러다. 앞서 제드 도르세이머 캐너코드제뉴이티 연구원도 테슬라 목표 주가를 기존 419달러에서 1071달러로 상향하고 투자 의견을 '비중 유지'에서 '매수'로 조정한 바 있다.

다만 테슬라는 세 가지 리스크에 직면했다. 첫째는 현금성 자산의 8%에 해당하는 15억달러를 들여 투자한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급락한 것이고, 둘째는 테슬라 판매 실적에서 2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 내 자국산 전기차 사용 확대 움직임과 테슬라 보이콧(불매 운동) 등이다. 무엇보다 큰 리스크는 바이든 정부의 부유층 자본이득세 강화다. 바이든 정부는 주식 등 자산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이득에 물리는 자본이득세를 현행 20%에서 39.6%로 인상하는 안을 마련했다.

자본이득세 상향 소식이 나오면서 그간 주가가 급등한 기술주 매도세가 커질지도 관심사다. 최근 미국 국세청(IRS)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억만장자는 50만여 명으로 이들은 뉴욕증시 전체 주식 중 0.4%를 보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자본이득세율이 15%에서 20%로 크게 높아진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인 2013년 상황을 분석한 결과, 당시 세율 인상 탓에 부유층이 보유 주식 1%를 매도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세율 인상으로 1780억달러(약 199조원)의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상위 1% 부자들이 총 17조7900만달러어치 주식과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1%를 판매하는 경우를 가정한 결과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상원 내 공화당 반발 영향으로 실제 자본이득세율이 28%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주 주가는 자본이득세보다 인플레이션이나 세율 적용 시기가 더 실질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드 모튼슨 베어드증권 전략가는 "현재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가 시중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야말로 기술 기업들의 리스크"라고 평가했다. 크리스 그리산티 MAI캐피털 선임 주식 전략가는 "자본이득세가 올해 1월 1일 이후 이득분으로 소급 적용될지 아니면 내년도 이득분부터 적용될지가 단기적으로 주가를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S&P500 기업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IT 부문은 15% 넘는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3일 배런스·빅머니에 따르면 전문 투자자 152명을 대상으로 한 반기 설문조사에서 67%가 향후 12개월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식(64%)이 꼽혔고 이어 원자재(13%), 부동산(8%), 금(5%), 현금(4%), 가상화폐(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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