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작년에 많은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직원의 수를 줄이거나 월급을 줄이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오너와 임원들은 오히려 연봉이 10억 원 넘게 오른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회사 성과와 관련 없는 기준이 모호한 연봉 인상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24일 SBS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순환 휴직을 도입한 대한항공, 8천83만 원이던 직원 평균 연봉은 1천200만 원이나 줄었다.

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30억 9천800만 원으로 12억 5천만 원, 40% 늘었다.

매출이 거의 반 토막 난 호텔신라는 2천833억 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이부진 사장의 연봉은 48억 9천200만 원으로 53%나 올랐다.

사진 좌측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사진 좌측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사진=각 사)

한진은 조원태 회장이 사장에서 회장으로 올라 급여가 늘었고, 호텔신라는 성과가 좋았던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실적까지 반영된 연봉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는 "이거는 일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죠. (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바란다면 이런 때는 설사 이사회 결의가 그렇더라도 양보하는 것이 오히려 도의에 맞는 거죠"라고 비판했다.

역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무려 8개 계열사에 대표이사와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150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했는데도 보수가 늘어난 상장사의 오너와 임원이 89개사, 130여 명에 달했다.

등기이사와 일반 직원의 임금 격차는 평균 10.7배까지 더 벌어졌다.

이렇게 고액 연봉을 책정한 기준에 대해 기업들이 공개한 설명은 지나치게 간단하고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임원 연봉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논의 기준을 명확히 공시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들의 감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컨슈머뉴스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컨슈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