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10개 건설사 현장서 14명 사망...10대 건설사 산재사망사고 작년 3배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태영건설)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태영건설)

[컨슈머뉴스=조창용 기자]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1분기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10개 건설사의 공사 현장에서 총 14명의 근로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건설사는 태영건설이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1분기 동안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와 발주청, 지자체 명단을 21일 공개했다. 태영건설과 삼성물산, DL건설 등 10개 건설사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총 14명의 건설 근로자가 숨졌다.

1분기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형 건설사는 태영건설(대표이사 이재규 부회장)이다. 해당기간 중 총 3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1월부터 3월까지 태영건설 공사 현장에서는 매달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지난 16일 태영건설과 재발방지를 위한 회의를 통해 대책을 보고 받은 바 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DL건설에서는 각 2명의 건설 근로자가 사망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한라, 금강주택, 양우건설 등 7개 건설사에서도 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분기 중 가장 많은 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발주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2명이 사망했다. 국가철도공단과 강릉에코파워, 산림청, 울산시 남구, 원주시,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해남군, 홍성군, 화순군에서는 각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자체는 경기도로 집계됐다. 화성시 2명, 수원시·과천시·시흥시·부천시·평택시·기흥구·성남시·구리시·파주시·의정부시에서 각 1명씩 총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10개 건설사에 대해 6월까지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체계적 안전관리를 유도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대형 건설사의 131개 현장에 대해선 2월부터 3월까지 특별·불시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총 150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품질시험 불량 등 위반 현장의 벌점은 지방국토관리청에서 이의신청 등 행정절차를 거친 후에 부과할 예정이다.

이상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현장의 안전문화 확산을 촉진하고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건설공사 참여자들이 더욱 노력해달라"며 "2분기부터는 100대 건설사뿐만 아니라 사망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 하도급 업체까지 확대 공개하고 특별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분기 상위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발생현황 (표=국토부)
1분기 상위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발생현황 (표=국토부)

한편, 올해 3월 기준 10대 건설사 산재사망사고가 지난해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안전보건공단 서울북부지사에서 열린 '고용부-10대 건설사 안전임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올해 3월 기준 10대 건설사 산재사고는 6건에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해 지난해 같은 달(2건, 2명 사망)보다 3배나 늘었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이 2건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GS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이 각각 1건씩이었다. 사고유형별로는 '떨어짐'이 4건으로 가장 많았고 끼임·깔림이 각각 1건이었다.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돼 2022년 1월 27일 시행을 앞두고 10대 건설사의 산재사망사고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본사 차원의 현장 안전관리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간담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 10대 건설사 안전부서장이 참석했다.

10대 건설사들은 산재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 없이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각 업체별로 올해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계획 등을 공유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적으로 현장소장 관리감독자 노동자를 대상으로 사고사례, 공종별 안전대책 등 안전교육을 강화했다. 협력회사에서 전담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도록 하고, 안전관리비 증액 등 협력회사의 안전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현장의 자율적인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K건설은 안재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전 임원을 대상으로 안전관련 성과를 평가해 인사고과 등에 반영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전국 시공현장을 폐쇄회로(CC)TV, 웨어러블(Wearable, 입을 수 있는) 카메라 등을 통해 온라인 현장점검 등 모니터링을 강화해 산재사망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다른 건설사들도 현장 안전관리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본사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강화된 모니터링과 자체적인 지원,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 사례 등을 공유했다.

고용부는 간담회에서 '2021년 건설업 사망사고 감축 대책 및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산재사망사고 감소를 위해 고용부는 △매년 사업장의 안전보건 성과목표 설정 △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한 인력·조직·예산 투입 △위험요인 관리체계 마련 △종사자 의견을 포함한 환류(피드백)·소통체계 구축 △도급인의 책임·역할을 위한 기준·절차 마련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당부했다.

권기섭 고용부 노동정책실장은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강조되고 있는 기업환경에서 안전관리 능력이 곧 기업의 가치,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정부도 지난 3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산재사망사고 감축 대책이 현장에서 확실히 이행되고 산재사망사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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