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진=하나금융)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사진=하나금융)

[컨슈머뉴스=송진하 기자] 최근 회의 도중 신용카드를 ‘룸살롱 여자’ 등에 비유해 막말 논란이 벌어진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이 6일 결국 사퇴했다.

장 사장은 "이날 오후 감사위원회가 열렸다"며 "감사위원회 결과와 상관없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 사장은 회의 중 카드를 고르는 일을 ‘와이프를 고르는 일’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다. ‘룸살롱 여자’ 같은 카드가 아닌, ‘같이 살 와이프’ 같은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또 직원들에게 "너희 죽여버릴거야" 라고 하는 등 막말도 함께 공개됐다.

이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카드지부는 지난 5일 하나카드 본사 앞에서 장 사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도 했다. 노조는 "판매 상품인 카드를 여성에 빗대 말하거나, 여성을 남성의 잣대로 급을 나눠 이분화하는 이런 발언은 장 사장의 낮은 성인지감수성과 인권의식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하나금융지주 (사진=하나금융)
하나금융지주 (사진=하나금융)

한편, 지난주 하나은행 지점장 A씨가 대출을 원하는 여성 자영업자 B씨를 사적인 술자리에 불러 술을 마시도록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대기발령을 받았다. 이전까지 A씨를 본 적이 없었던 B씨는 첫 대면인 만큼 대출 상담인 줄 알고 나갔지만 이미 술병이 널려 있었다며 "접대 여성처럼 여기는 듯한 말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지점장 사건을 두고 은행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경악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5년 은행 생활을 하면서 이번 사건과 비슷한 사건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기업 영업을 하다 보면 상대 기업과 친해져 저녁을 먹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초면의 여성 고객을 술자리에 부른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던 노동조합은 지점장 사건까지 겹치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사과까지 요구하고 있다.

안 그래도 각종 금융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던 하나금융에 임직원 일탈까지 겹치자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사모펀드 사태의 출발점인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 펀드, 옵티머스 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 각종 부실 펀드에 얽혀 있다. DLF 당시 최고경영자(CEO)·기관 징계에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던 하나은행은 이제 라임 펀드 관련 금융당국의 징계 처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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