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동료들이 선택해줘 영광"

배우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화상 연결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판씨네마)
배우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화상 연결을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판씨네마)

[컨슈머뉴스=박기열 기자] 배우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SAG) 여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을 제치면서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개최된 제27회 SAG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헬레나 젱겔(뉴스 오브 더 월드) 등 쟁쟁한 배우들을 꺾었다. 윤여정은 영상 수상 소감에서 "서양인(westerner)에게 인정받은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동료 배우들이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선택해줘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경합한 다른 후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배우조합상 시상식은 연기자 노조인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에서 주최한다. 영화와 TV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매년 개최된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비영어권 최초로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 작품으로, 미국 아칸소주 농촌을 배경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려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렸다. 윤여정은 이민자인 딸 부부의 아이들을 돌봐주러 미국에 건너온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연기했다. 순자는 인정 많으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할머니로 극중 신선한 자극을 주는 캐릭터다.

`미나리`에서 아빠 제이콥 역할을 맡은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은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미나리` 출연진 전체는 영화 부문 앙상블상 후보에 모두 이름을 올렸지만 불발에 그쳤다.

올해 미국배우조합상의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은 지난해 고인이 된 채드윅 보즈먼(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이, 여우주연상은 비올라 데이비스(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앙상블상(캐스트상)은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에 각각 돌아갔다. 배우조합 배우들 상당수가 아카데미 회원 소속이어서 오스카 전초전으로 통한다. 오는 26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 `미나리`는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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