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家)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 표 대결서 '이변'

장남인 조현식(왼쪽)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사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장남인 조현식(왼쪽)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사장.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컨슈머뉴스=오정록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한국타이어가(家)의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19% 지분을 가진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43% 지분의 동생 조현범 사장에게 승리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일명 ‘3%룰’이 결과를 갈랐다.

30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한국앤컴퍼니 판교 본사에서 열린 제67기 정기 주주총회의 관심은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놓고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벌인 형제 간의 표 대결로 모아졌다. 조 사장과 한국앤컴퍼니 이사회는 김혜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추천했고, 조 부회장은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으로 제안했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차남인 조 사장으로 42.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조 부회장의 지분(19.32%)과 차녀 조희원씨 지분(10.8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지분(0.83%)을 압도한다.

하지만 이른바 ‘3%룰’이 표 대결에서 조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업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보유 지분이 많더라도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의결권을 3%로 제한 받는 ‘3%룰’이 올해부터 적용되면서 역전이 가능했다. 3%룰은 최대주주의 일방적 이사회 운영을 견제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된 제도다.

3%룰 덕분에 조 부회장은 캐스팅보트인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아 최대주주인 조 사장을 누르고 승기를 잡았다. 앞서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조현식 부회장 측 후보를 지지했다. 다만 조 부회장 측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자회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는 당초 예상대로 조 사장의 압승으로 끝났다.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사외이사·감사위원 역시 조 사장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로 선임됐다. 조 사장 측 안건은 84%의 득표를 받은 반면, 조 부회장과 조 이사장 측은 16%에 그쳤다.

이번 주총 표 대결이 1 대 1로 무승부가 되면서 경영권 분쟁의 불씨도 꺼지지 않게 됐다. 일각에서는 조 부회장이 대표이사 직함까지 내걸면서 추진한 지주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조 부회장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선임으로 조 사장의 경영 행보는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향후 투자결정이나 사업방향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이사회 의장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경우 조 사장 의지대로 회사를 경영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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