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 518조 달해...‘유동성 파티’ 끝나
다중채무 518조 달해...‘유동성 파티’ 끝나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1.03.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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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우대금리 아예 없애...영끌·빚투 주춤
(사진=컨슈머뉴스)
(출처=네이버블로그)

[컨슈머뉴스=김지훈 기자] 코로나19 국면 때 시장에 풀린 유동성에 기대어 상승하던 국내 자산시장이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영끌’, ‘빚투’ 등 부채 기반 투자가 지난해 성행한 만큼 가격 조정기에 가계빚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다중채무자들이 가계부채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한도를 가득 채운 투자자는 15~20%의 고금리 카드론으로 갈아타고 있다. 카드론은 최대 1억원까지 36개월 동안 돈을 빌려준다. 금감원에 따르면 카드론 이용자 중 유독 다중채무자가 많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드론 이용자 중 56.1%가 카드론을 이용한 다중채무자였다. 카드론 회수율은 11.8%에 불과했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26.6%)보다도 낮은 수치다.

23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7000억원 증가한 100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월간 기준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첫 사례다.

문제는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2.83%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인대출의 경우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대출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가계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0.04%포인트 오른 연 2.63%로, 상승 폭이 지난 2019년 11월(0.09%) 이후 최대치였다.

(사진=컨슈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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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22일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하던 11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사실상 모두 폐지했다. 우대금리를 없애면 대출을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그 만큼 커진다. 해당 상품은 직장인우대 신용대출(WPL), 우리 전문가클럽, 가계통장대출, 우리 베스트론, 우리 메디클럽, 공공기관 임직원 우대대출, 우리 급여이체 신용대출, 개인택시 사장님대출, 우리 유학자금대출, WON 신용대출, 위비 직장인·공무원 모바일대출이다.

그동안 대출자들은 우대금리로 최저 0.3~0.6% 포인트의 이자 경감 혜택을 받았으나 이제는 할인없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한다.

또 오는 25일부터는 '우리전세론'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낮춘다. 우리전세론은 지난해 10월 0.8%에서 0.4%로 내린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증권 담보대출의 우대금리 0.4% 항목도 삭제됐다.

앞서 농협은행도 지난 8일 주택담보대출의 첫 신규고객에게 적용하던 0.2% 우대금리 조항을 없앴다. 또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시 적용한 우대금리도 0.2%에서 0.1%로 줄였다. 신한은행도 최근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대출,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금리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월말 기준 69.7%(잠정)로, 향후 이자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진=컨슈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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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빚을 새로 대출받아 빚으로 돌려막는 다중채무자의 대출금액이 518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 '2017∼2020년 다중채무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채무자는 423만6000명으로 대출금액은 5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다중채무자의 1인당 대출금액은 1억2219만원으로 2017년 보다 1361만원 늘었다.

다중채무는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보통 은행에서 대출이 안돼 이자가 비싼 2금융권(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이나 3금융권(대부업체)에서 빌리는 경우가 많다.

다중채무자 중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30대 이하 젊은층 비중이 급증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비중은 25.2%로 40대 32.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29.1%, 13.0%를 기록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다중채무를 리스크 수준별로 세밀하게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거침없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주춤한다. 국토교통부의 부동산 실거래 정보에 따르면 ‘2·4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에서는 직전 거래 대비 가격 하락세가 완연하다.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한 거래 건수 비중은 올 1월 18%(전체 2441건 중 493건)였으나 지난달 24.9%(1669건 중 415건), 이달(1∼17일 기준) 38.8%(281건 중 109건)로 증가세다. 2·4 대책에 따른 공급 확대 기대감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 가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수 심리를 눌렀기 때문이다.

증시도 횡보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 속에 연초 32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3000선을 오르내리며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5거래일 중 10일간 매도 우위를 보이며 국내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자산가격이 주춤하게 만든 큰 이유는 글로벌 금리 상승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약 14개월 만에 1.7%를 뚫고 올라갔다가 22일에는 1.6%대 후반으로 내려왔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경기 회복세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놔둘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보통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떨어진다. 특히 빚을 내 자산을 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금융 당국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원한다면 금리상승 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고정금리 대출이나 금리상한형 대출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출 상품 출시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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