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온라인 수업에 외부인이 침입해 실시간 채팅으로 욕설과 일베 용어(일간베스트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은어)를 내뱉고 음란사진을 유포 및 협박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23일 오전 세종대학교 윤지선 교수의 철학과 온라인 수업 중 발생했다. 윤 교수는 외부인이 침입하자 화면을 통해 학생들의 얼굴 및 신원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지시했다. 대학교 온라인 수업 대부분은 교수가 발급한 특정 링크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어 누군가가 악의를 갖고 링크를 퍼뜨린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윤 교수의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 한국남성성의 불완전변태과정의 추이에 대한 신물질주의적 분석’ 에 나오는 문장에 반감을 갖고 '수업 중 테러'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논문 중 ”보겸이라는 유튜버에 의해 전파된 ’보이루‘란 용어는 XX+하이루의 합성어로, 초등학교 남학생부터 20~30대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여성혐오용어 놀이의 유행어처럼 사용됐다“는 문장이 논란이 됐었다. 이에 유튜버 보겸은 영상을 통해 '보이루'는 ‘보겸+하이루’의 합성어일 뿐, 여자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토로하며 논문 수정과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해당 사건 후 철학연구회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관련 쟁점을 재검토한 결과 위조나 변조 등의 사실은 없지만 일부 서술을 수정할 것을 요구해 저자가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논란이 된 부분은 ‘이 용어(보이루)는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BJ 보겸이 ‘보겸+하이루’를 합성하여 인사말처럼 사용하며 시작되다가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2,30대 남성에 이르기까지 여성 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인 ‘XX+하이루’로 유행어처럼 사용·전파된 표현이다‘로 고쳐졌다.

사진=세종대학교 에브리타임 페이지
사진=세종대학교 에브리타임 

완료된 사건임에도 일부는 이에 앙심을 갖고 윤교수의 수업에 침범해 X페미 교수’, ‘난 촉법소년이라 법정대응 안 통한다’, ‘음란 사진을 뿌리겠다’ 등 혐오 발언과 협박 메세지를 남겻다. 세종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엔 'ㅇㅈㅅ 쫒아내면 학교위상 떡상한다', '강의 드랍해라 남자는 소크라테스가 와도 F다' 등 이번 사건의 논지를 짚지 못하고 성별 논란에만 집중한 채 편협된 시선으로 바라본 게시글이 종종 업로드 되고 있다. 

다음은 윤 교수가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여성혐오주의자들의 집단공격의 범위가 온라인은 물론이고 제가 재직하는 대학교 정문에서 화상강의 현장으로까지 침범하고 있습니다. 대학 화상수업까지 들어와 욕설로 도배하고 음란사진을 게시한 만행을 반드시 엄중히 처벌하겠습니다. 여성혐오 세력의 집단 공격의 물결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마녀사냥의 수위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를 빠르게 저지할 수 있는 실효성있는 법적 제재나 조치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상황은 비단 제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온라인 상에서 언제든지 개인사진과 신상정보가 유출되어 협박과 성적 조롱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온오프라인 상의 발언을 검열하는 여성혐오 세력에 의해 공격의 타겟이 되어 개인적 삶과 공적 삶이 파괴되게 되기도 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점차 진화하는 여성혐오성 집단테러의 물결을 지금 제지하지 못한다면 우리 미래의 세대들이 맞이할 현실은 여성혐오세력에 대한 공포와 굴복에의 질식 뿐일 것입니다. 여성혐오성 집단공격을 저지할 수 있는 법안의 조속한 마련과 더불어 놀이화되고 일상화된 여성혐오 현상을 인식하고 비판하는 체계적 학교교육, 여성혐오성 집단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다각적 차원의 정책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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