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김현지 기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블라인드는 국내 약 300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이며 회사 이메일 인증이 있어야 유저로 활동할 수 있다. 모든 소통과 글 작성은 익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름 대신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 재직할 경우 '회사 이름과 그 계열사'로 표시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 대략적인 '직군'으로 표시된다. 이곳에선 보다 직접적인 직장에 관한 정보나 이야기가 오고간다. 마음이 맞는 유저들끼리 소통하고 약속을 잡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익명이라는 점에서 지나치게 솔직해 논란이 될만한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얼마 전, 카카오 직원으로 추정되는 유저는 동료간 갈등을 일으킬만한 소지가 다분한 카카오 인사평가의 문제점을 고발했다. 지난 9일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은 블라인드를 통해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라고 말해 여럿의 공분을 샀다.

이에 국무총리까지 나선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블라인드를 언급하며 "적절치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됐다"며 "가능한 방법을 통해서 조사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하게 폐쇄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해 우울증을 겪던 한 대학생은 '에브리타임'에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종종 게시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 게시글에 "죽을 거면 조용히 죽어"와 같은 악플을 남겼다. 이후 게시글 작성자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으며, 그의 유서에서 에브리타임의 댓글을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렇듯, 철저하게 '익명'으로 관리되며 일정 자격이 돼야 활동할 수 있는 폐쇄적인 커뮤니티의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는 정보가 가려져 더 집접적이고 솔직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모두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도를 지나친 이용자에 대한 커뮤니티 측의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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