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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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뉴스=박기열 기자]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5.57% 하락한 20.69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갑자기 불거진 건 아니다. 미국이 서서히 경제를 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게 채권시장을 연일 흔들고 있고, 덩달아 증시를 비롯한 다른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 내 모든 주(州)와 집단들이 오는 5월 초까지 모든 미국 성인들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능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를 가족, 친구들과 소규모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걸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경제 회복의 주요 징후 중 하나인 동시에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기술주를 흔들 수 있는 재료다.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최근 1조9000억달러 부양책이 최종 처리되면서 이번주 주말께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체크) 지급이 시작된다. ‘보복 소비’ 우려를 살 만큼 큰 액수다. 이날 나온 이번달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3.0으로 시장 예상치(78.9)를 큰 폭 웃돌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부양책 처리를 자축한 자리에서 “이 법은 우리 노력의 끝이 아니다”며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국채시장에 물량이 계속 풀릴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염두에 둬야 하는 발언이다.

한편,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가 1년여 만의 최고치로 뛰어오르자 주요 기술주들이 잇따라 주춤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1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0% 오른 3만2778.6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신고점 행진을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0% 뛴 3743.34에 마감했다. S&P 지수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9% 내린 1만3319.86을 보였다.

시장이 주목한 건 국채금리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1.541%에서 출발해 장중 1.642%까지 올랐다(국채가격 하락).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레벨이다. 근래 1.6%대에서 국채 수요가 있었으나, 이날 갑자기 매도가 몰린 것이다. 30년물 금리는 2.295%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최고 2.404%를 기록했다. 5년물 이상 장기국채 모두 발작에 가까울 정도로 금리가 뛰었다. 이번주 미국 3년물, 10년물, 30년물 국채 입찰이 무난하게 끝나면서 금리 불안이 완화하나 했지만, 곧바로 금융시장 전반을 흔든 것이다.

주요 기술주들은 일제히 내렸다. 애플 주가는 0.76% 내린 121.03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의 경우 0.74% 하락한 693.73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의 주가도 떨어졌다.

이번주 기업공개(IPO) 대박을 터뜨렸던 게임업체 로블록스와 전자상거래업체 쿠팡 역시 파도를 피하지 못했다. 로블록스 주가는 5.63% 급락한 주당 63.70달러에 마감했다. 쿠팡의 경우 1.58%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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