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뉴스=김현지 기자] 쿠팡 택배 노동자가 6일 고시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사망한 이 씨의 사망 원인을 '과로사'로 판단했다. 대책위는 이 씨가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배우자에게 자주 호소했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을 모두 처리하도록 강요받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4명, 올해 2명 등 쿠팡에서만 벌써 6명이 지난해부터 과로사로 사망했다"며 "쿠팡 측의 공식 사과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 재발 방지책이 나올 때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유독, 쿠팡에서의 사망사고가 잦은 이유를 쿠팡이 노동자에게 과도한 업무를 할당하게 하는 것과 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쿠팡 노동자를 태우는 단체셔틀버스에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하루 알바'가 가능한 물류센터의 특성상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청 완료 됐더라도 물류센터로 가는 셔틀버스에 자리가 모자랄 경우 버스에 태워주지 않아 노동을 할 수 없다. 그 어떤 피드백 없이 버스는 가차 없이 출발한다.

물류센터에 도착하자마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 사항을 읽어보거나 물어볼 새도 없다. 뒷 사람도 써야 하니 빨리 서명만 하고 가라는 말만 반복될 뿐이다. 쿠팡 물류센터는 한 번을 멈추지 않고 쉴새없이 돌아간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매니저들은 노동자에게 '요'자를 붙여 말하지만, 존댓말처럼 전혀 느껴지지 않는 강압적인 말투로 업무를 지시한다. 서늘하고 먼지 가득한 작업장 안에서 근로자들은 각자 맡은 할당량을 채워야 하기에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다닌다. 쉬는 시간도 자유롭지 않다. 화장실 외엔 외출이 불가했으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노동자들은 계속 일을 해야 한다.

할당량이 다 채워질 때쯤이면 다시 새로운 일이 들어온다. 너무 많은 업무량 탓에 인간미는 잃은 지 오래다. 너무 바쁘다 보니 모르는 것을 물어봐도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온다. 정기 근로자에게 아르바이트생 교육을 부탁할 때면, 정기 근로자는 "나 하나 하는 것도 힘든데, 얘 가르칠 시간 없어요."라는 가시 돋친 대답이 오기도 한다. 그렇게 모두 처음과는 다른 아주 지친 모습으로 퇴근한다.

이러한 점에서 물류센터 아르바이트생이 점차 줄어들었고, 아르바이트생이 담당할 업무는 곧 정기 노동자에게 돌아가 업무를 가중했다. 근로계약서상 의무만 지켜진다고 해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감당할 만큼의 업무가 보장될 때 쿠팡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는 '꿀알바' 칭호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센터 내 업무량도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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