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 대표 "고인·유족에게 깊은 사과"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컨슈머뉴스=송진하 기자] 미국 증시 입성을 노리는 쿠팡이 노동자 처우, 산업재해 문제로 국회에서 하루종일 뭇매를 맞았다. 최근 10년 간 회사 규모를 급속히 키우는 데 성공했으나 노무 부문엔 약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아온 쿠팡은 22일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이 약점을 그대로 노출하며 연신 사과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공개(PIO) 규모가 500억 달러(5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이날 산업 재해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와 유족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 한 번 사과했다. 다만 네이든 대표는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의료 전문가 결정을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산업재해 관련) 조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했고, 의료 전문가가 의견을 낸 이후에 조치를 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덕준씨는 2019년 6월부터 1년 4개월 간 일 단위로 계약하며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고, 지난해 10월12일 새벽 퇴근 뒤 숨졌다. 당시 장씨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짧게는 8시간 길게는 9시간30분 가량 일하는 심야 근무를 했다. 유족은 장씨가 정규직(무기계약직)이 되기 위해 일하다가 쿠팡의 '시간당 생산량'(UPH) 시스템 등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인해 과로사했다고 주장하며 같은 해 11월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당시 쿠팡은 "장씨가 살인적인 근무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달 9일 장씨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환노위 소속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에서 총 239건의 산업재해 신청이 있었고, 이 중 사측은 68건을 산업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했다. 이처럼 쿠팡의 산업재해 불인정의견이 28%를 넘긴 반면 전체 사업장 평균은 8.5%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재해 신청을 한 239건 중 실제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 승인을 받지 못한 건수는 15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든 대표는 "불인정의견 건수 차이는 알지 못했다"며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임 의원 뿐만 아니라 강은미 정의당 의원, 윤미향 의원 등도 네이든 대표에게 노동자 처우 개선을 반복해서 주문했다. 윤 의원이 전날 MBC가 보도한 '화장실 보고 문제'를 언급하자 네이든 대표는 "직원 동선을 추적하기 위한 게 아니라 안전상 이유 때문에 직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든 직원이 하나의 팀이고, 하나의 가족"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청문회엔 네이든 대표 외에 최근 2년 간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가 출석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우무현 GS건설 대표,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 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가 참석했다.

한편 쿠팡이츠 배달기사 등으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은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쿠팡이 자의적으로 배달료를 삭감하고 평가 기준에 따른 불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며 "단체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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