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 앞두고 유력 후보군 '사법리스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

경영승계절차 고려하면 주중 회추위 개최 전망
정관상 1년 연임에 불과해 4연임 부담 덜어

[컨슈머뉴스=정성환 기자]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를 선임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이번 주중 개최될 전망이다. 회장 후보로 거론된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법률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정태(사진) 현 회장의 연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명절 연휴가 끝나는 2월 셋째주에 하나금융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첫 회추위가 열릴 전망이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말까지 김 회장의 임기가 보장돼있지만, 주총 2주전까지는 경영승계절차를 마무리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에는 1차 후보군(롱리스트) 확정부터 최종 후보 추천까지 18일이 소요됐다.

회추위는 하나금융 사외이사 8인으로 구성된다. 이 중 윤성복 이사회 의장,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회추위에서 김 회장 연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인물이다.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전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양동훈 동국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은 이후 새롭게 선임됐다.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돼 온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법률적 리스크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 함영주 부회장은 현재 채용비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 징계를 받은 뒤,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도 낸 상태다. 두 재판의 선고일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각각 3월과 4월로 연기돼 회장 선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향후 재판 결과가 나오면 직무 수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진국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주식 선행매매 혐의로 금융감독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지난 2019년 라임펀드를 판매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책임소재가 가려지지 않았다.

김 회장이 연임을 통해 유력 후보군에 법률 리스크 해소의 기회를 제공하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조직 안정화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4연임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되레 재임기간이 1년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부담은 덜하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추가 임기는 1년여에 불과하다. 이사회 입장에서는 1년 연임을 택한 뒤 내년 초 다시 회추위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정관 변경을 통해 재임 연령을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정관 변경을 밀어부칠 개연성이 적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금융당국이 지주회장 선임과 관련해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한만큼 구태여 회장 임기를 확대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며 "1년 정도 연임을 통해 차기 후보군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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