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 감소에도 증권, 보험 등 성장세...배당규모 20%로 낮춰
[컨슈머뉴스=박기열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6372억원으로 전년보다 10%가량 늘어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저금리가 계속돼 은행 수익성은 나빠졌지만 카드 결제와 주식 거래 관련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비은행 부문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다만 이같은 양호한 실적에도 배당은 전년보다 16% 줄이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비하라며 순이익의 20%(배당성향 20%) 이하로 배당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하나금융은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2조63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0.3%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하나금융은 2017년 연간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한 후 4년 연속 2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만 놓고 봐도 전년 같은 기간(3504억원)보다 52% 증가한 5328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덕을 톡톡히 봤다. 증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1년 전보다 46.6% 늘어난 410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캐피탈은 우량 리테일 자산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64.5% 늘어난 17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하나카드는 결제성 수수료 증가와 디지털 혁신에 따른 비용 효율화 등으로 전년 대비 174.4% 늘어난 1545억원의 순이익을 신고했다.
다만 하나은행의 성적은 저금리 기조에 따라 다소 부진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 감소한 수준이다. 이자이익(5조3078억원)과 수수료이익(7113억원)을 합한 은행 핵심이익 역시 전년 대비 4.5% 줄어든 6조191억원에 그쳤다.
하나금융은 향후 코로나19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대손 충당금을 늘렸다. 지난해 누적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은 847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1082억원의 코로나19 관련 대손 충당금을 적립해 연간 3377억원을 적립했고, 지난 2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비용 1126억원을 포함해 연간 2207억원을 선제적으로 인식했다.
그룹의 판매관리비는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특별 퇴직을 실시했음에도 그룹 전체적인 비용감축 노력 덕분에 이정도 하락폭에 그쳤다고 하나금융은 설명했다. 경영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ROE와 ROA는 전년 대비 각각 24bp(1bp=0.01%포인트), 1bp씩 상승한 8.96%, 0.61%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1350원으로 결정했다. 배당성향 20% 수준으로, 2019년보다 16% 줄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춘 것이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 및 시장 불확실성,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권고안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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