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급식·주류 계열사 '부당 지원' 제재 삼성·롯데 정조준 배경은?
공정위, 대기업 급식·주류 계열사 '부당 지원' 제재 삼성·롯데 정조준 배경은?
  • 박기열 기자
  • 승인 2021.01.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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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입증 어려운 SI는 일감 中企에 자율 개방...중견그룹 감시도 계속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사진=중소벤처기업부)
김재신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사진=중소벤처기업부)

[컨슈머뉴스=박기열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급식·주류 분야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조사에 착수한 삼성웰스토리, 롯데칠성 주류 부문(이하 롯데주류) 사건을 각각 연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공정위는 22일 '2021년 업무 계획'을 내놓고 "급식·주류 등 국민 생활 밀접 업종을 중심으로 부당 내부 거래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사전 브리핑장에서 "급식·주류 내부 거래 시정은 이미 조사했던 건을 얘기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가 진행되는 회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공정위는 삼성그룹이 계열사를 동원해 삼성웰스토리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혐의를 인지하고, 2018년 7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웰스토리 등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이후 2년가량 추가 조사한 뒤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여부를 따져 혐의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언급한 주류 분야의 경우 롯데칠성이 롯데지주 자회사 MJA와인에 저렴한 가격에 와인을 공급하면서 부당하게 이익을 챙기고, 일감을 몰아준 혐의다. 공정위는 이런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2019년 3월 롯데칠성의 주류 사업부를 현장 조사한 바 있다. 두 사건은 이르면 상반기 중 조사가 마무리되고,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시스템 통합(SI) 일감은 외부 중소기업 등에 개방된다. 공정위는 올해 SI 업종의 '일감 나누기 자율 준수 기준'을 만들어 시행한다. 물류·SI 등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매입 내부 거래 비중으로까지 공시 의무를 확대한다. 올해 하도급 분야 공정 거래 협약 이행 평가부터 비계열사 중소기업으로의 전환 실적을 반영한다.

이는 SI 업종 일감 몰아주기 혐의 입증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 공정위가 대기업 스스로 SI 업종을 외부에 개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8월 한화그룹이 SI 계열사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수차례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확보한 증거만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한편, 공정위는 경쟁 저해성이 대기업집단 못지않은 중견기업집단의 부당지원행위도 지속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SPC, 창신INC, KPX 등 중견그룹의 부당지원을 잇달아 적발·제재했다.

우회적인 부당 내부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대응책도 마련한다. 친족분리제도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친족이 분리 이후 신설한 회사에 대해 3년 동안 내부거래 내역 제출을 의무화한다. 공익법인을 이용한 우회 지원을 예방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내부거래 현황을 계열사별로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일감 개방’ 문화 확산에도 나선다. 물류 업종, 시스템통합(SI) 업종에 대한 ‘일감나누기 자율준수기준’을 각각 3월, 하반기 중 마련한다. 물류·SI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대표 업종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올해 공정거래협약(하도급 분야) 이행 평가부터 비계열사 중소기업으로의 내부거래 전환 실적을 반영하기로 했다.

김재신 부위원장은 “일감 나누기는 강제로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상생, 자율적 유도를 통해 추진한다”며 “물류, SI 업종에서 일감 나누기를 추진하면서 실효성·보완점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