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설정값이 '공개'...카카오측, '비공개'로 늑장 수정 '비난'

(사진=MBC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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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뉴스=김지훈 기자] 500만 명이 넘게 이용하는 자동차 네비게이션 카카오맵의 이용자가 자신이 다녀간 곳을 즐겨찾기로 설정해 놓으면 이 정보가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돼 논란이 확산되자 카카오측은 황급히 대응에 나섰다.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항목이 휴대전화 자판에 가려지는 데다가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이용자의 집 주소는 물론, 주변인들의 정보나 작전부대 이름과 위치까지 공개된 경우가 발견됐다. 카카오 측은 논란이 일자 이런 정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15일 소비자들에 따르면, 카카오맵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식당 후기를 한 이용자의 프로필을 눌러보니 가족들의 집 주소가 나왔다. 또다른 이용자는 '호텔 데이트'라는 폴더에 다녔던 숙박업소를 저장해놨다.

방문한 장소를 비공개로 하려면 이폴더 설정을 바꿔야 하는데 절차가 까다롭다보니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용자들은 즐겨찾기가 전체 이용자에게 공개되도록 기본값이 설정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측도 화면상에 이런 사실을 또렷하게 드러내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생각보다 일반인들이 찾기도 어렵고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 내가 어떤 설정을 켜고 끄는 것, 이게 뭘 의미하는지를 조금 더 쉽게 사용자 친화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맵 측은 논란이 계속되자 뒤늦게 문제가 된 폴더 설정을 전면 비공개로 전환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카카오맵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원인으로 지목된 '즐겨찾기 폴더' 공개 설정 기능과 관련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카카오맵은 "즐겨찾기 폴더를 추가로 만들 때, '공개'가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다는 문제를 지적받았다"며 "폴더를 신규로 생성할 때, 설정을 기본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맵 최신 버전을 설치하면 해당 설정을 적용 받을 수 있고, 더 안전한 사용을 위해 기존 공개된 모든 폴더를 오늘 중으로 비공개 전환하겠다는 게 카카오맵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카카오맵은 "즐겨찾기 폴더는 관심 있는 장소의 목록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라며 "추가가 아닌 기본폴더는 '비공개'로 이미 설정돼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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