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킨 재계 거목
- 향년 78세...6년간 급성심근경색증으로 투병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컨슈머뉴스=김인희 기자] 20201025일 대한민국 재계의 큰 별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42년생인 이 회장은 지난 2014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6년 동안 투병을 이어 오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이병철 회장의 3남으로 27년간 삼성그룹을 이끌며 세계적 기업으로 부흥을 이끈 혁신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이 회장은 한국경제의 거목(巨木)이었다.

 

87년 회장 취임
87년 회장 취임
이건희 회장 청년기
이건희 회장 청년기
신경영 20주년 만찬
신경영 20주년 만찬

 

한국의 삼성에서세계의 삼성으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삼성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묵묵히 꿈을 현실로 변화시킨 이건희 회장의 약속을 만나게 된다. 1987년 회장 취임과 더불어 선언된 그 약속은 당시 사람들에게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지만, 세월 속에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었고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삼성을한국의 삼성에서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그간 이룩한 경영성과는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액이 2018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으며, 이익은 2천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무려 396배나 증가했다.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 외에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하며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은삼성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전 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이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을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2020년 브랜드 가치는 623억 불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93년 신경영
93년 신경영

 

'인간중시' '기술중시' 토대, 질 위주의 '신경영'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은인간중시기술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신경영이다.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다. 이는 삼성의 경영이념인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에 잘 나타나 있다.

이건희 회장은 학력과 성별, 직종에 따른 불합리한 인사차별을 타파하는 열린 인사를 지시했고, 삼성은 이를 받아들여공채 학력 제한 폐지를 선언했다. 삼성은 이때부터 연공서열식 인사 기조가 아닌 능력급제를 전격 시행했다.

이건희 회장은 인재 확보와 양성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인식했으며, 삼성의 임직원들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물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 글로벌 MBA 제도를 도입해 5천명이 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왔다.

이건희 회장은 인재제일의 철학을 바탕으로창의적 핵심인재 확보하고 양성하는데도 힘썼다. 인재 육성과 함께 이건희 회장은 기술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여겨 기술인력을 중용함으로써 기업과 사회의 기술적 저변을 확대했다.

16라인 반도체 기공식
16라인 반도체 기공식

사업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하며, 한국과 세계경제의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런 점유율의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있었다. 또한,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한 일이었다.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순간
평창올림픽 유치 발표 순간

 

사회공헌활동은 또다른 사명

이건희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하여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맹인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해 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독특한 경영철학은 임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매년 연인원 50만명이 300만 시간 동안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의 불우 시설에서 봉사하고 자연환경 보전에 땀 흘리고 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스포츠를 국제교류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촉매제로 인식하고, 1997년부터 올림픽 TOP 스폰서로 활동하는 등 세계의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 회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 나눔봉사단
삼성전자 나눔봉사단

 

100년 기업 삼성을 향해

이건희 회장 이후 삼성은 100년 기업을 향한 그 무수한 노력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회장 취임 당시 미래를 향한 약속, IT 강국의 초석, 글로벌 영토확장, 위기극복의 리더십, 사회 문화 변화 선도, 사회공헌 활동, 상생과 동반성장, 스포츠 지원, 소프트 경쟁력 강화, 그 모두가 100년 기업 삼성의 밑거름이 되었다.

100년 기업 삼성을 꿈꾼 이건희 회장의 외침과 함께 삼성은 그 꿈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고 있다.

 

비지니스위크 표지인물
비지니스위크 표지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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