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대책…‘공시가격 현실화’로 고가 다주택자 옥죈다
정부 부동산 대책…‘공시가격 현실화’로 고가 다주택자 옥죈다
  • 김지훈 기자
  • 승인 2019.12.3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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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 발표

[컨슈머뉴스=김지훈 기자] 지난 12월 정부는 연이틀 집값잡기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시세반영 비율을 큰 폭으로 올려서 내년 주택 공시가격을 올해보다 현실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최근 크게 오른 집값이 공시가격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지적을 반영하고 세제를 정비해서 고가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 17일 국토교통부가 '2020년 부동산 가격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발표한 부동산종합대책 이후 연이틀 강력 처방이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왔던 공시가격 현실화가 핵심이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공시가격을 결정할 때 올해 시세 변동분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다. 올해 말 기준 시세에 현실화율 등을 곱한 가격으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엔 시세에 따라 현실화율을 차등 적용한다. 

국토부는 2020년도 부동산 공시 적용방안도 상세히 공개했다. 공시가격 산정방식과 제도 운영에 대한 방향을 밝히는 것은 1989년 공시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고가 주택일수록 시세 반영비율이 높다. 30억 이상 공동주택은 80% 이내, 15억~30억 주택은 75%를 반영한다. 9억~15억원의 주택은 공시가격에 시세를 70% 반영하기로 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은 평균 68.1%다.

다만 가격대별 상한을 둬 지나친 공시가격 급등이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9억~15억 주택은 최대 8%P, 15억~30억 주택은 10%P, 30억 이상 주택은 12%P가 상한이다.

단독주택의 경우도 시세 9억원 이상의 경우에 한해 현실화율을 높인다. 시세 반영비율이 55% 미만인 주택들의 공시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올해 표준단독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평균 53.0%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인상률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9억~15억 주택은 최대 6%P, 15억 이상 주택은 8%P다.

또 세율과 과표가 동시에 조정돼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등 일부 지역 아파트들은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20~30% 이상 올라 고가 1주택자 및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반영해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공시가격 및 보유세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시세 23억5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3.5% 오른 강남구 A단지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17억6300만원으로 53% 상승한다. 이에 따른 보유세 산출액은 629만7000원으로 올해보다 50% 늘어난다.

시세 29억1000만원인 강남구 B단지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21억3800만원으로, 시세 21억6000만원짜리 강남구 C단지 전용 50㎡는 공시가격 16억400만원으로 올해보다 각각 42.1%, 40.2% 오른다. B단지 소유자는 1042만9000원, C단지 소유자는 622만원의 보유세가 부과되는데 올해보다 약 50% 오른 수준이다.

시세 34억인 서초구 D단지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26억9500만원으로 올해보다 41.6% 상향 조정돼 예상 보유세 납부액은 올해보다 50% 오른 1684만5000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가격이 21.2% 올라 시세가 16억원인 마포구 E단지 84㎡는 공시가격이 11억8000만원으로 올해보다 36.5% 오르며 이에 따른 보유세 산출액은 올해보다 50% 늘어난 368만7000원이 예상된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세부담 증가율이 더 높다. A단지와 B단지를 2채 가진 경우 보유세는 6558만6000원으로 올해보다 115.21% 증가하며, A단지, B단지, C단지 3채를 소유한 경우 보유세는 1억179만8000원으로 올해보다 92.8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1주택자는 세부담 상한 50%가 적용되며 장기보유고령자에 대해선 종부세 세액공제율을 최대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실화율이 64.8% 수준인 토지의 경우 전통시장을 제외한 모든 토지에 대해 7년 안에 70%까지 끌어올린다.

국토부는 이같이 현실화율을 끌어올렸을 때 내년 부동산 유형별 현실화율이 공동주택 69.1%, 표준단독주택 53.6%, 표준지 65.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비 각각 1.0%P와 0.6%P, 0.7%P 오른 수준이다.

그간 지적됐던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도 나왔다. 표준주택과 개별주택의 변동률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을 막고,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공시지가의 역전 현상을 막기 위해 산정 절차를 객관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감정원엔 단계별 검증책임과 오류에 대한 공동책임을 부과하기로 했다.

내년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마련한다. 최종 현실화율 목표치와 도달기간, 현실화율 제고방식 등이 종합적으로 담긴다. 로드맵의 내용은 2021년 공시가격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현실화율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신뢰할 수 있는 공시제도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