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이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 봉준호 감독이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 수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컨슈머뉴스=오정희 기자]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네치아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 나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앞서 칸 영화제를 같이 방문해 수상의 영예을 맞본 봉준호 감독 옆에선 배우 송강호가 “내가 칸에 올때마다 영화가 상을 받았다”며 “‘밀양’ 전도연이 최우수여자배우상, ‘박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 이번엔 봉준호 감독 차례다”하며 예측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칸 영화제 폐막식과 동시에 최고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역사상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봉 감독이 처음이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네치아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기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네치아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7년 만이다. 칸영화제 본상 수상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각본상) 이후 9년 만이다.

영화 기생충은 지극히 한국적인 분위기에서 빈부격차의 블랙코미디를 겪은 매우 신선한 작품으로 소개됐다.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의 특수한 공간인 반지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봉준호의 희비극, 빈부 격차를 담는 감독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날 선 시선에 현지 언론의 호평이 이어졌다.

봉 감독은 이날 무대 위에 올라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된다니…."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기생충' 황금종려상 선정은 심사위원 만장일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에 대해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영화"라고 평했다.

칸 영화제는 지난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 이어 올해 '기생충'에 황금종려상을 안김으로써 2년 연속 아시아 영화에 최고상을 줬다.

한편 이날 심사위원대상은 흑인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상을 받은 마티 디옵('아틀란틱스')에게 돌아갔으며, 심사위원상은 라즈 리('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가 공동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은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은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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