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세먼지 저감 정책, 산자부가 중심돼야
[특별기고] 미세먼지 저감 정책, 산자부가 중심돼야
  • 하지원 교수
  • 승인 2019.03.1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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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

[컨슈머뉴스=하지원 교수] 미세먼지문제를 환경부가 해결할 수 있을까?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회유성, 선심성 정책으로 일관되던 정책에 인공강우, 야외 대형공기정화장치 등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보여주기 식의 대책들이 더해지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이 크게 회자되고 있다.

지난 2월15일에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미세먼지 특별법)’이 발효됐다. 미세먼지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미세먼지대책위원회 및 미세먼지 기획단 설치,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안,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가동 조정, 학교 등의 휴업, 수업시간 단축 등 권고, 미세먼지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된 법이다.

근본적인 저감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후 3월11일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긴급조치에 대한 강화방안을 발표했으며, 같은 날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설치를 의무화하라는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내용에는 어린이집과 노인요양시설 등 민감계층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실내공기질 측정기기 부착을 의무화했다. 공기청정기와 측정기기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것이 아니며, 실외 고농도시 실내에 나쁜 수치가 나왔을 때 어떤 대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리고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3월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난수준으로 인정되는 미세먼지문제를 해결하려면,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근본적인 저감대책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금 같은 정책으로는 매년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현재 치중하고 있는 모든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 설치하겠다고 하는 공기청정기나 공기정화기 등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것은 아니다. 현재 2017년보다 공기정정기 매출이 14배, 빨래 건조기는 10배 이상 증가되었다고 하는데 결국 이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계속 공장이 가동되어야하고, 사용을 위해 에너지를 써야하고, 폐기처분할 때 또 에너지가 든다.

결국 발전소가 더 필요하다. 또 한축으로 드는 예산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및 R&D이다. 이미 우리는 미세먼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예산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데 그 예산을 어떻게 편성해야 효율적인지, 그에 대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의문이다.

이는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짐을 환경부에만 집중적으로 지우는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미세먼지는 결국 에너지문제이며, 이 문제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산업자원부가 그 핵심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 핵심은 빠진 채 환경부가 주책임자가 되다보니 사후약방문식(死後藥方文式)의 회피성 정책, 여론 잠재우기식(式) 대책이 중심에 있어 문제다.

이미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 경유차와 석탄화력발전소 임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에 관하여 우리는 어떤 정책을 집행하고 있는가. 대도시 미세먼지 주범으로 손꼽히는 경유차는 과거 유로6 등 클린디젤로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경유차인센티브 정책을 펼쳐왔었다. 이로 인해 경유차구입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 후 폭스바겐사태 등으로 클린디젤이 거짓임이 밝혀졌고, 미세먼지의 주요원인이 경유차라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 경유차 활성화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작년에 경유차는 사상 최고의 매출을 갱신했다. 경유차의 비중은 2018년 42.8%로 1999년 29%에서 계속 증가되는 추세이다. 현재 벤츠, BMW 등 국내 최고급 승용차가 거의 경유차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에너지 상대가격을 조절해서 전체 세금은 같으나 경유에 대한 혜택은 줄여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유류세조정이나 유가보조금폐지같은 유류세개편도 필요하다고 한다. 세계 주요국가에서는 경유차 전면퇴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우린 아직도 경유차 활성화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초기에 국민들에게 경유차를 구매하도록 부추긴 건 정부이다. 물론 그 땐 경유차가 좋은 줄 알았고, 지금은 그와 다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가 사과할 건 사과하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해야 미세먼지 저감은 시작된다. 2016년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에너지 상대가격에 관한 연구용역에서 산정한 환경피해비용에 휘발유는 6.7조원, 경유는 20조원에 달했다. 그리고 2월 26일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조정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재 기획재정부는 신중한 검토를 이유로 경유세 인상을 또 다시 미루고 있다.

또 하나는 기후변화,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재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대책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4기의 봄철 가동중단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석탄화력발전소를 80%로 상한제약하는 정도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단일 배출원 중 가장 많다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이 이정도이니 정부의 특단의 대책으로는 미흡하다 평가된다. 충남과 인천에만 36기의 달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전국 60기에 달하는 석탄화력발전소가 존재하는 데 비해 한 없이 부족한 대책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사용량은 그대로인데, 오히려 공기청정기 등 많은 가전제품의 제조 및 운영을 위해 전기사용량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고농도 때만 석탄발전을 줄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WHO에서도 평상시에 쉬는 숨의 총량이 중요하다고 한다. 숨은 고농도 때만 쉬는 것이 아니다. 결국 평생 숨쉬며 들이마시는 미세먼지의 총량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전체 에너지사용량이 줄지 않는다면, 석탁발전은 더 늘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결국 에너지믹스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여기에서 석탄발전을 줄이려면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들이 요구된다. 그러나 정책은 에너지 사용량이 더 커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중국 탓을 크게 하다 보니 미세먼지가 내 탓이고, 내가 사용하는 에너지와 관계가 있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적어 전기요금인상도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국민들은 미세먼지 문제에 매우 관심이 크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위한 행동은 반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는 잘못된 정보들과 교육부재가 한몫했다. 정부는 총력대응, 특단의 대책, 사회재난 등 미세먼지를 대응하며 여러 말을 쏟아 내었지만 미세먼지 만큼 답답한 게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아니가싶다. 이는 미세먼지 원인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자원부가 빠져있기 때문이다. 런던스모그 등으로 이미 대기오염의 대란을 겪었던 영국 등은 대기오염대책의 중심에 산업자원부가 있음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원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에코맘코리아 대표)
하지원 수원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에코맘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