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 넘는 직원들이 금융소비자 볼모로 파업?”...노사 모두 고민 깊어

▲ 허인 KB국민은행장.
▲ 허인 KB국민은행장.

[컨슈머뉴스=윤상천 기자] KB국민은행 파업이 일단 마무리됐지만 한동안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월 일 KB국민은행 노조는 파업을 했다. 노조가 불법으로 파업을 진행한다며 KB국민은행 경영진은 모두 사표를 제출했었다. 파업은 끝났지만, 파업을 한 은행과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연봉 1억이 넘는 직원들이 금융소비자를 볼모로 파업을 벌였다는 시선과, 파업을 했음에도 소비자들은 전혀 불편을 못느꼈기 때문이다. 스마트 뱅킹과 인터넷 뱅킹으로 창구를 찾는 소비자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KB국민은행의 유휴 인력이 많다는 약점만 노출된 셈이다.

노사도 서로 껄그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서로 강대강으로 대치하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노사가 서로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지난 9일 KB국민은행은 실무진급 면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의 대표자 교섭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파업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지만, 노사 모두 2차 파업까지 가는 상황은 원하지 않고 있는 눈치다. 대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노조의 파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도 마땅한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연봉 1억이 의복비를 달라는 명분은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이끌어내기에는 명분이 약했다는 평가다.

노조는 파업을 향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이 부담스럽고 앞으로 파업한다 하더라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2차 파업 일정은 30일이다. 은행 업무의 특성을 볼 때 설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2차 파업의 파장이 이번 파업보다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2차 파업 계획을 세워두긴 했지만 교섭과 투쟁을 병행할 것”이라며 “교섭 방법은 집중교섭, 사후조정 신청, 한국노총 등이 중재자로 나서는 방법 등을 모두 시도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파업으로 허 행장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임원들의 리더십이 상처를 입은 만큼 앞으로 조직 장악력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임원 54명 전원은 파업을 앞두고 허 행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파업을 막겠다며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낸 상황도 이례적인데 그럼에도 파업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팎으로 체면을 구긴 셈이다.

현실적으로 허 행장이 사직서를 수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상황이 악화하면 일부 임원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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