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해외수익 극대화 전략이 필요

[함영준 회장]
[함영준 회장]

[컨슈머뉴스=김충식 기자] 2018 대학생이 뽑은 BEST CEO 1위에 함영준 오뚜기 회장(15.4점)이 올랐다. 2017년에 6.8점에서 무려 8.6점이나 오른 점수다. 2017년도에는 청와대가 주최한 ‘재계와의 간담회’에 대기업을 제외한 CEO로는 처음 초청됐다.

비정규직 채용 비중 낮아 청와대 초청, 과대평가 됐다는 말도 나와
오뚜기는 2017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의 첫 공식 간담회에 초청받아 재계의 시선이 쏠렸다. 비정규직을 쓰지 않는다는 운영방침이 알려져 호의적 시선을 모았으며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사업과 장애인복지재단 기부 등 각종 미담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비정규직 비율이 낮다는 점 역시 사실이긴 하지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전과 위생이 중요한 식품업계의 특성상 정규직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오뚜기는 2016년 말 함영준 회장이 1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편법없이 납부하기로 하면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6~2017년,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 꾸려 라면 점유율과 가정간편식(HMR) 확대로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오뚜기는 2017년 라면시장에서 수익
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2016년 말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며 오뚜기도 인상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오뚜기는 2017년 라면 가격을 현상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 라면시장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오뚜기의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은 라면의 수요가 줄고 가정간편식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뚜기는 면류의 수요 하락에도 3분식품류, 즉석밥, 냉동피자 등 가정간편식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2017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오뚜기는 연결기준 매출 2조 107억 원을 내며 ’2조클럽‘에 입성했다. 2007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이후 9년만이다. 진짬뽕 출시로 짬뽕라면시장 1위 2015년 9월 ‘진짬뽕’을 내놔 짬뽕라면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짬뽕라면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오뚜기 ‘진짬뽕’은 1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가 100만 원 돌파해 ‘황제주’ 대열 올라
2015년 8월5일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오뚜기 주가가 100만 원을 넘으면서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 주가가 장중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1994년 상장한 뒤 처음이었다. 오뚜기 시가총액도 3조7668억 원까지 불어났다. 오뚜기는 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식음료기업인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오리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포츠 마케팅
함영준 회장은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팀과 선수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2014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년 6개월 동안 마케팅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오뚜기의 해외 실적 부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진라면, 맛 리뉴얼로 매출 급증
2013년 오뚜기의 주력 라면인 ‘진라면’은 매출이 33% 급증하며 1,04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함영준 회장이 진라면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진을 모아놓고 시식을 하는 등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맛을 리뉴얼한 덕이 크다는 평가를 들었다.

제품 가격 인상
오뚜기는 2017년 11월 즉석밥과 참치캔 가격을 올렸다. 마일드참치 가격을 3.3%, 고추참치, 야채참치 등 가격을 3~5%가량 인상했으며 오뚜기참치 가격을 6.7% 올렸다. 즉석밥 가운데 흰밥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주력제품인 오뚜기밥 가격을 9.2% 올렸다. 당시 오뚜기는 쌀이나 참치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 대응해 제품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2012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참치캔 가격을 올렸다. 2004년 즉석밥을 출시한 이후 2차례 가격을 인하했고, 2012년 인상 이후 5년만에 즉석밥 가격을 올렸다.
라면 점유율에서 농심과 간극 줄여 오뚜기는 2017년 말 라면시장 점유율 이 23.0%를 보였는데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늘고 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2017년 점유율이 56.2%를 보여 2013년보다 9.7%포인트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2017년 점유율이 11.1%로 2013년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유지해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라면업계는 바라봤다. 농심은 2016년 12월 신라면과 너구리 등 라면제품 12개 가격을 평균 5.5% 올렸지만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오뚜기는 2017년 11월 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10년 동안 라면 가격을 동결해 물가안정에 기여한 점과 일자리 창출로 고용증진에 이바지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중앙연구소 증축과 리모델링 공사 착수
오뚜기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오뚜기 중앙연구소에 6개층을 증축하고 내외부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한라에 2018년 3월 발주했다. 계약금액은 407억 원이다. 오뚜기는 2020년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비전과 과제
오뚜기는 해외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취약한 해외기반은 오뚜기의 약점으로 꼽힌다. 라면가격 동결 등 국내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도 해외 수익원이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오뚜기는 2012년 이후 해외매출 비중이 줄곧 10% 아래를 맴돌고 있다. 2017년 해외매출 비중이 8.9%로 2016년보다 0.2%포인트 작아졌다. 진짬뽕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제2의 진짬뽕’ 찾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정비도 필요하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하지만 제품의 가격대가 대부분 중저가에 치중되어 있어 평균판매단가가 경쟁업체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카레 등 1위 제품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함영준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식품기업 특성상 곡물가격 등 대외환경에도 취약하다. 만약 국제 곡물가격이 뛴다면 원가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또 컵밥 등 가정간편식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야 한다. 오뚜기는 1982년 ‘3분 카레’ 등 가정간편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는데 최근 컵밥이나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에서 경쟁 심화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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