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영평가 C등급 ‘충격’
금감원, 경영평가 C등급 ‘충격’
  • 김충식 기자
  • 승인 2019.01.0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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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와 갈등 여전히 ‘오리무중’

[컨슈머뉴스=김충식 기자] 금융위원회로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C등급을 받으면서 충격에 휩싸여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경영평가 결과가 발표된 뒤 공식일정을 잇달아 취소하고 칩거모드에 들어갔고, 노조는 칼 자루를 쥔 금융위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 경영평가심의위원회는 최근 금감원에 대한 경영평가를 마무리하고 C등급을 통보했다. 이번 경영평가는 2017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로 금감원은 2년 연속 C등급 받게됐다. 금융위 산하 금융 공기업인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예탁결제원 등은 모두 A등급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S부터 A~E까지 6등급으로 나뉜다.

금감원이 C등급을 받은 건 지난해 실시한 2016년 경영평가가 처음이었다. 금감원은 C등급 평가를 받은 이후 강도 높은 쇄신안을 내놓고 내부 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이러한 노력이 전혀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장이 두 번이나 교체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힘들게 일해 온 금감원 직원들의 사기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로부터 C등급을 받은 이유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강도높은 조직개혁과 민원처리, 금융 감독, 불법금융 대응을 해왔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C등급 받은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감원에 관한 경영평가 항목은 비계량평가(정성평가)가 85%를 차지한다. 계량 평가(정량평가)는 15%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은 계량 평가 55%·비계량 평가 45%, 산업은행·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계량평가와 비계량평가의 비중이 각각 50%로 금감원과 대조된다. 

정성평가 비중이 높아서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내년 예산안이 크게 삭감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경영평가마저 악재로 작용할 우려 또한 커졌다. 당장 성과급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금융위가 금감원에 성과급 지급률을 낮추라고 지시한 상황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팀장 직급을 줄이는 대신 처우 개선을 기대했으나 C등급을 받는 바람에 이마저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에 더해 금감원은 내년 초 조직개편을 통해 팀장급 자리 15곳을 없애야 하는 처지다. 금감원 1~3급 직원을 43.4%(현행)에서 30%까지 줄이라는 금융위 요구에 대해 “너무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 같은 불만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 경영평가는 외부인사인 심의위원 7명이 독립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를 주로 하는 금감원 조직 특성상 수치화된 계량 평가를 시행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비계량 평가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기자송년회를 돌연 취소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유공자 시상식’에도 불참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윤석헌 원장이 대외 활동을 자제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3일 상급기관인 금융위를 해체하라는 성명을 냈는데 향후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여 다시 성명을 낼 계획이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달 14일 서울 중구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에게 “금감원 예산 문제는 감사원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요청대로 한다. 그걸 두고 갈등이라고 표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말을 자꾸 지어내고 있다”며 발끈하기도 했다.